제천 한방클러스터 '불통' 재단 이사장 사퇴 요구
사업설명회 난장판…제약사도 없는데 신약만 고민
"연봉에만 관심…내년 한방엑스포 제2 잼버리 우려"
질문에 답변하는 조정희 제천한방바이오재단 이사장.(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온 한방클러스터 회원 기업인들이 조정희 한방바이오재단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년 동안 회원 기업들과의 소통이 전무했고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폭발했으나 조 이사장은 "구구절절 옳다"면서도 자진사퇴는 거부했다.
17일 한방클러스터와 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이 지난 14일 개최한 올해 첫 사업설명회가 한방클러스터 회원 기업인들의 반발로 파행했다. 재단과 충북테크노파크의 2024년 사업계획 설명 등을 거부한 기업인들은 '불통 재단'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한방클러스터는 지난해 3월 조 이사장 취임 이후 불거진 재단 운영 문제, 회원 기업들의 의견과 질문 등을 정리한 질의서를 만들어 지난 1월 재단에 전달했으나 재단은 이날도 답변서를 내놓지 않았다.
조 이사장이 취임 후 이전 이사장들과는 달리 한방클러스터 회원 기업체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고, 지난해 한방클러스터 연말 총회 때 참석을 요구했던 재단 사무국장이 이에 불응하는 등 재단과 한방 기업들은 소통 단절 상태라는 게 한방클러스터 회원사들의 지적이다.
설득력 있는 사업 비전과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한방클러스터 제품 인터넷쇼핑몰 '제천몰' 운영 정산조차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명에 나선 조 이사장은 회원사 방문 대신 "지난해 4000만 원을 들여 진행한 전문 컨설팅 용역을 통해 기업들의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결과를 기업에 전달해 경영 개선을 도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컨설팅을 받으면 뭐하냐"는 기업인들의 타박만 돌아왔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천연물신약은 대기업도 하기 어렵고, 우리에게는 맞지 않으니 이제 작은 것으로 가야 한다 제천시에 보고 했다"고 전하면서 "(자신은 그동안)저 위의 일만 했는데 이제 아래에 맞춰서 일하겠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이사장직 수행)준비에 1년 걸렸는데 또 1년을 가겠다는 거냐…너무 높은 분이어서 소통이 어려웠던 것 같다"는 성토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앞으로 임기 1년 남았는데 이렇게 계속 갈 것인가, 기업들이 이사장의 마인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이 와서 (이사장을)하도록 하자"는 등의 퇴진 요구도 잇따랐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며 한방 클러스터 탈퇴 의사를 밝히는 기업인도 있었다.
그러나 조 이사장은 "자존심이 있으니 개인적으로 결단을 내리겠다"면서도 "(그래도)칼을 뽑았으면 휘둘러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사실상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한 기업인이 "(이사장에게는)자존심일지 몰라고 우리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재차 압박했으나 그는 "열심히 하겠다"고 일축했다.
한 여성 기업인은 "재단과 한방클러스터가 이렇게 손발이 맞지 않으면 내년 한방엑스포는 제2의 잼버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제천시는 2025년 '제천국제한방천연물엑스포'를 열 계획이다.
식약처 공무원 출신인 조 이사장은 지난해 3월2일 재단 6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취임하면서 5000만 원 선이었던 이사장 연봉을 9000만 원대로 올려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한방클러스터는 제천 한방바이오 특화 산·학·연·관 협의체다. 약초생산유통 분야, 식품 분야, 화장품 분야 76개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나 천연물신약 관련 기업은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