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범야 200석설에 역풍 '경계령'…"2%P차 초박빙 30곳, 1당 장담 못해”
정권심판론과 함께 200석설 부각…"탄핵소추 추진 조건 필요"
김부겸 "도취되선 안돼" 이재명 "공천 취소도"…낙관론 단속
[충주=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충북 충주시 무학시장을 방문해 김경욱 후보 등과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4·10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범야권이 200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이 경계에 들어갔다. 최근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전 수석 논란 등 여권의 실책과 비례 정당인 조국혁신당의 상승세에 힘입어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수도권에서 접전 지역이 많아 판세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낙관론에 빠졌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을 앞두고 범야권 200석설이 힘을 받으며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여권의 연이은 실책에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범야권이 지난 21대 초선 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 내에선 자칫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과 여권 지지층을 자극해 역풍이 불 수 있어서다.
지난 21대 총선 결과 범야권은 민주당 163석,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당 17석에 더해 정의당 6석, 열린민주당 3석, 야권 성향 무소속 1석 등 총 190석을 차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수도권과 부산·경남 등 주요 격전지 여론조사에서 여당에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최근 비례정당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역구와 비례에서 플러스 요인이 있기 때문에 200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범야권이 200석을 주장하는 것은 정권심판론과 맥이 닿아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윤석열 정권의 심판을 위해 대통령 탄핵소추안 추진 조건인 200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만약 범야권이 200석을 차지하면 여당의 반대에도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개헌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대통령 탄핵과 개헌 모두 재적의원 과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다.
또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무력화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이 다시 국회로 돌아와도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으면 통과시킬 수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양곡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쌍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법안 모두 국회 재표결 과정에서 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됐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고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03.25. [email protected]
범야권 200석설은 조국혁신당이 주도해왔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이 200석을 차지하면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의 총선 슬로건은 '3년은 너무 길다'이다.
조국혁신당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며 빠른 시간 안에 세를 불리자 민주당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최근에는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며 범야권 200석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서울 강서을 후보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범야권 200석설에 대해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면서도 "어떤 정당이든 다수 의석, 또 압도적인 의석을 달라고 호소하며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을 앞두고 낙관론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는데 낙관론에 따른 역풍을 차단하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판세에 대해 "양쪽이 다시 힘겨루기를 시작하는 출발선에 섰다"며 "자체 조사에서도 2%포인트 이내의 초접전 지역이 20~30곳이나 된다. 이런 지역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더 몰빵13 유세단' 출정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아직 밑바닥은 우리에게 싸늘한 민심을 느껴진다"며 "우리 후보 주변에 오는 사람들은 전부 당원이고 지지자니까 거기에 우리가 도취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야권 대승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민주당의 최대 목표는 독자적으로 151석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만함이 선거 전체 판세를 망친다"며 "만약 불필요한 오만함과 교만한 태도를 취해 문제가 되면 공천 취소라도 할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2일 김민기 총괄선대본부장 명의로 전국 17개 시·도당과 총선 후보자에게 공문을 보내 "개인적 총선 낙관론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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