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대증원 학칙개정안 재심의 돌입…전국이 주목

부산대, 국립대 중 처음으로 개정안 부결

정부 압박 속 재심의 결과 주목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최재원 부산대학교 총장(왼쪽)이 21일 오후 부산 금정구 대학본부에서 최근 부결된 의과대학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하는 교무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의과대학 교수 및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4.05.21.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대학교가 최근 부결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안 재심의에 나섰다. 

부산대는 21일 오후 부산 금정구 대학본부에서 정부의 정원 배정에 따른 의대생 증원 학칙 개정안을 다시 심의하기 위해 학내 최고심의기구인 교무회의를 비공개로 열었다.

이날 교무회의에는 지난 17일 제22대 부산대 총장으로 임명된 최재원 총장을 비롯해 집행부와 보직교수, 각 단과대학장 등 총원 32명 중 30명이 참석했다.

최 총장은 교무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미 우리 대학의 학칙 개정에 대한 전임 집행부의 부결 결정이 있었지만,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법원의 집행정지 기각 판결이 있었고 의대 증원 결정은 국립대학의 책무이자 의무 이행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대학본부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학생들의 양질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실험실습 공간 확보 및 기자재 확충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과 보직교수, 각 단과대학장 등이 21일 오후 부산 금정구 대학본부에서 최근 부결된 의과대학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하는 교무회의를 하고 있다. 2024.05.21. [email protected]

앞서 전국 국립대 중 최초로 학칙 개정안을 부결한 부산대가 이번 재심의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하지만 의대 증원을 놓고 대학당국이 반기를 들기는 더 이상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6일 의대 증원 취소소송 집행정지 가처분 항고심 '기각·각하' 결정에 이어 20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학별 학칙 개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의료인 양성을 위한 모집 정원은 각 대학이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내용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학이 이를 거부하면 교육부 장관은 시정명령과 모집정지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더욱이 교육부는 아무리 개정 절차가 늦어져도 학칙을 고치기만 하면 의대 증원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부산대 일부 구성원들은 그러나 여전히 학칙 개정안 부결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날 교무회의 전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비상시국 정책대응위원회, 부산대 의과대학·부산대학교병원·양산대학교병원 교수회는 대학본부에서 학칙 개정안 부결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부산대 의과대학 재학생 대표는 "지난 7일 부산대의 부결 결정은 법치국가의 정의를 갈망하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학칙 개정을 앞둔 많은 학교에도 큰 귀감이 됐다"며 "부산대가 올바르고 실력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남을 수 있도록 교무위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려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대는 지난 7일 교무회의를 열어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부결됐다. 차정인 전 총장은 다음날 임시처국장회의를 개최해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 재심의를 교무회의에 요청했다.
 
한편 부산대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문제와 관련, 정원 125명에 당초 증원 인원 75명의 50%인 38명을 반영해 163명(125+38)으로 최종 결정해 지난달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번 주 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늘어난 의대 모집인원이 담긴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가 끝나고 대학들이 시행계획과 수시 모집요강을 공표하면 2025학년도 의대 39곳의 모집인원은 1469명 늘어난 4487명(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으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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