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친환경 항공유 시장 경쟁 '가속화'
폐식용유·생활폐기물 등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항공유 시장
HD현대오일뱅크, 日에 지속가능항공유(SAF) 첫 수출
美·일본·EU 등 SAF 확대 정책
[서울=뉴시스]지속가능 항공유 초도 생산 수출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이주현한국석유공사 서산지사장, 전병혁 한국석유공사 석유사업처장, 박진혁 HD현대오일뱅크 트레이딩부문장, 이승호 HD현대오일뱅크 생산운영기획부문장, 마사토미 류이치 한국마루베니 대표, 시라이시 준페이 마루베니 차세대 연료사업기획팀장. (사진 = 업체 제공) 2024.06.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 생활폐기물 등의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연료를 뜻한다. 항공업계 탄소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SAF 사용이 꼽힌다. SAF를 사용하면 화석연료 기반의 연료 대비 최대 80~90%까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SAF를 수출해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공급한다. 이를 ANA항공(전일본공수)에서 전량 사용한다. 일본이 SAF를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을 활용한다.
에쓰오일은 국내 최초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지침(RED)에 따른 저탄소 연료제품 생산을 인증하는 ISCC EU, 자발적시장(비규제시장)의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PLUS를 동시에 따냈다.
에쓰오일은 올해부터 바이오 원료를 정제설비에서 처리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한편 미국 펄크럼을 통해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 펄크럼에 260억원을 투자한 뒤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 원유 생산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원료 정제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는 인도네시아 원료 정제 공장을 중심으로 바이오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과의 경쟁도 예상된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의 100%를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SAF에 대해 갤런당 최대 1.75달러의 세액공제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EU 27개국의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를 실시할 경우,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혼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오는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단계적으로 비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항공유 수요의 10%를 SAF로 대체하는 정책을 내놨다.
업계에선 항공분야의 기술 특수성 및 안전성을 고려하면 SAF가 대체 불가능한 탈탄소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SAF 시장 규모가 2021년 7억4550만 달러(약 1조300억원)에서 2027년 215억 달러(약 29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는 항공유 혼합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이에 미국처럼 SAF 제조사를 대상으로 세제지원을 도입하거나, EU처럼 SAF 사용 의무화를 마련해야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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