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다 끝났는데"…기아 임단협, 왜 늦어지나?

[서울=뉴시스]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아 광명오토랜드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올해에도 노사 임금 협상을 무분규로 끝낸 현대차와 달리 기아 임단협 협상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다. 현대차보다 협상을 늦게 시작한 이유도 있지만 올해에는 단체협약까지 해야 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올해 임단협 제3차 실무교섭을 진행한다. 이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경우 오는 18일에 다시 4차 교섭을 벌인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기본급 11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500%+1800만원+주식 25주 등에 합의했다.

기아 노사도 올해 임금 부분에서는 현대차와 거의 같은 이 수준에 합의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문제는 단협이다. 특히 지난 2022년 폐지된 '퇴직자 차량 평생 할인' 제도 복원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기아는 2022년까지 현직 직원뿐 아니라 장기근속 퇴직자에게도 평생 2년에 한 번씩 신차를 30% 싸게 살 수 있는 제도를 운용했지만, 이후 할인 혜택 주기를 3년으로 바꾸고, 나이도 75세까지로 줄였다.

이와 함께 할인율도 25%로 이전보다 낮췄는데, 대신 2025년부터 전기차를 할인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현대차는 기아와 달리 퇴직자 차량 평생할인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에 기아 노조는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퇴직자 혜택 제공을 올해 단협에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아 노조는 이와 함께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도 직원 할인 차량에 포함시키고, 무이자 금액 및 할부 기간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고용세습 논란으로 이어지는 조합원 가족 우선채용 조항도 더 확대하라고 사측에 주장한다.

현재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직원 자녀만 우선 채용하는 것에서 '배우자'까지 채용 대상을 넓히라는 것이다. 또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 외에 6등급 이상 장애를 입은 조합원 가족까지 특별 채용하도록 변경하는 요구도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아 노조의 요구는 사측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기아 노조가 요구하는 퇴직자 차량 평생 할인이나 배우자 우선채용 사안은 사측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라며 "현대차 노사와 마찬가지로 기아도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완료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두 사안이 의외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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