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 '트럼프 리스크' 촉각…K-배터리, 커지는 우려
'IRA 폐지 주장' 트럼프 당선 가능성 커져
한 해 美에 수조원 보조금 받는 K-배터리 우려
기투자 고려해 IRA 폐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5.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흔들리고 있다. 전기차 전환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에도 자칫 불똥이 튈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체는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에 따라 트럼프 재집권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성명을 통해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로 매년 조 단위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만 해도 ▲1분기 1573억원 ▲2분기 4478억원의 AMPC 혜택을 받았다. 특히 올 2분기는 AMPC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2525억원으로 사실상 보조금이 적자를 면하게 해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온 역시 지난해 AMPC 혜택이 6170억원에 달했다. 지난 1분기에는 고객사인 포드가 'F150 라이트닝'을 생산 중단하면서 보조금이 385억원으로 대폭 줄어 적자 폭이 3000억원대로 늘었다. AMPC가 국내 배터리 업계의 영업이익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최악의 경우 IRA를 무력화하고 이 같은 보조금 혜택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전환에 꾸준히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세액 공제를 비롯한 현 정부의 정책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배터리 업계는 아직 미국 대선이 수개월 남았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북미 사업에 진출한 것은 IRA 혜택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기차 최대 시장인 북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있다"며 "IRA는 부가적인 요소로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 없이 사업을 맞춰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가정하더라도 IRA를 완전히 뒤엎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미국 내 여러 개 주정부는 국내 배터리 업체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이를 무를 경우 해당 지역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무산되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독으로 IRA를 백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6개주(미시간·온타리오·오하이오·테네시·조지아·애리조나)에, SK온은 3개주(조지아·테네시·켄터키)에, 삼성SDI는 2개주(인디애나·미시간)에 단독 혹은 합작법인으로 공장을 설립 또는 운영 중이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지역에서 이미 상당한 투자가 들어간 만큼 IRA를 무력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하더라도 IRA 존폐 여부에 대한 장담이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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