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 "하반기 상장사 이익 증가율 둔화 전망"
"하반기 기업 실적 견조한 흐름…변수 남아 조심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보이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매출은 28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07.31. [email protected]
한국거래소가 19일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4년 상반기 결산실적(개별 709사·연결 620사)'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2조9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43%나 급증했다. 반기 기준으로 상장사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순이익은 78조73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7조9986억원) 대비 107.21%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자동차 등 대형주 실적 개선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조2844억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8조3546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17조499억원으로 1203%나 증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힘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조선, 자동차, 기기 업종의 실적들도 좋은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상반기 좋은 그림인데 하반기도 실적이 특별히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가 잘했기 때문"이라며 "중요한 건 방향성인데 하반기에도 반도체가 좀 좋아질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때 반도체가 실적을 끌었고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와 조선 업종도 실적에 기여를 했다"면서도 "대형주 때문에 전체 규모는 올라가 있지만 기업의 개수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 보다 실적이 줄어든 기업이 많을 것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양극화되면서 다른 내수 업종들의 실적은 지난해 보다 안 좋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지만 상반기 보다는 상승률은 둔화될 것으로 봤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불안감, 미국 대선 불확실성, 환율 흐름 등 대외 변수가 남아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분기별 이익 전망을 보면은 여전히 2분이 실적 시즌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3, 4분기 실적 전망이나 연간 이익 전망도 견조한 흐름이라 크게 무너지는 그림은 아닐 것"이라며 "실적 흐름은 계속적으로 시장 상승을 지지하는 그림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9월까지는 급등락이 반복되는 장세, 4분기부터는 제대로 된 상승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고 센터장은 "우리 수출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환율 방향인데 원화 강세로 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환율 부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R(리세션) 공포' 우려가 제기되면서 소비심리 위축 얘기가 나왔는데 하반기에는 조금 더 다운될 것 같다.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해왔는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아주 밝게 갖고 가기보다 조심하자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올 3분기나 하반기 기업들의 전체 실적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보다 하반기 기업 이익이 좋아서 나쁘지 않겠지만 증가율은 떨어질 것"이라며 "기업의 실적은 올해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고 올해 보다 내년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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