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다 싸'…경기권 소형 아파트 알짜 경매 수십명 몰려
9월 전국 응찰자 상위 10위권에 경기권 7곳
전용 60㎡ 소형 대부분…유찰되면 전세가↓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지난 8월7일 오전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전세 거래 가격표가 게시된 모습. 2024.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가계부채를 관리하려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주택 매매 시장과 경매시장이 모두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수도권 소형 아파트 경매에는 전세 시세보다 싼 알짜 물건을 찾는 수십명의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1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4.3%로 전달(95.5%)에 비해 1.2%포인트(p) 떨어졌다. 경기도 낙찰가율도 전월(90.2%) 보다 0.6%p 낮아진 89.6%를 기록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 집값 선행 지표인 낙찰가율까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으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도권 소형 아파트 경매는 여전히 수십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9월 전국 응찰자수 상위 10위권 아파트에는 경기권 아파트 7곳, 인천 1곳, 서울 1곳 등 수도권 아파트가 대거 자리했다.
특히 응찰자가 몰린 경기, 인천 아파트는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주공그린빌(전용면적 84㎡)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응찰자가 가장 몰린 아파트는 경기 시흥시 월곶동 월곶2차풍림아이원 전용 38㎡(2층)로, 68명이 응찰해 감정가(1억7600만원)의 98.9%인 1억7399만여원에 낙찰됐다.
한 차례 유찰돼 최저 낙찰가격이 전세 시세를 밑돌자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달 30일 1억8400만원(11층)에 매매된 바 있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목련마을SK 전용 60㎡(10층)도 감정가 5억2200만원의 103%인 5억3788만여원에 낙찰됐다.
이 단지도 지난 8월 한 차례 유찰되면서 매각가가 3억6540만원까지 낮아지면서 응찰자 43명이 몰렸다. 이 지역 같은 단지는 지난 8월 5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시흥시 정왕동 월드아파트 전용 48㎡(1층)도 응찰자 40명이 몰려 감정가(1억7700만원) 보다 낮은 1억6319만여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92.2%였다. 이 단지 같은 전용면적은 지난 8월 1억7500만원에 거래됐었다.
이처럼 경기권 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대출 규제 이후 중대형 아파트는 경매 수요가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실수요자가 많은 소형 아파트는 여전히 찾는 손길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소형 저가 아파트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 경매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매입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 실수요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유찰이 된 물건은 금액이 전세가 수준으로 낮아져서 전세 수요자들까지 몰리며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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