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국감…여 "공수처 폐지해야" 야 "대통령실 압수수색해야"
여 "공수처 수사기관으로서 존재 가치 있나 의문"
야 "김 여사, 용산 대통령실 언제 압수수색하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오동운(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하지현 기자 = 여야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및 명품백 수수 의혹, 채 상병 수사 외압 등에 대한 공수처 수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야당이 특검을 주장하는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에서마저 공수처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공수처 폐지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공수처가 김 여사 의혹들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공세를 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동운 공수처장 등이 출석한 공수처 국감에서 공수처의 미흡한 수사 성과와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폐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곽규택 의원은 "공수처 출범 배경이나 편파적인 수사 관행 등을 고려하면 과연 수사기관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는지 굉장한 의문"이라며 "공수처에서 기소된 사건이 4건이다. 1건을 수사하는 데 1년이 걸리고 200억이 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0년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가 대놓고 '공수처와 민주당은 협업 관계'라는 말을 했다. 수사기관을 바라보는 특정 정당과 정치인의 시각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수처에서 1년 넘게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제대로 수사하고 있는 게 맞나. 영장 기각이나 출국금지, 관련자 통화 내용만 특정 언론을 통해서 계속 나오고 있다"며 "민주당은 특검 명분을 쌓기 위해 오히려 공수처가 수사를 안 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박준태 의원은 "저는 오늘부로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고 선언한다"며 "공수처 탄생을 주도한 야당마저도 이제는 공수처 수사를 배제하고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며 각종 특검법안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설립 이후 같은 사건과 혐의를 두고 중복수사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피의자 인권과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피의자를 관용차에 태우는 '황제 조사' 논란이 있었고, 수사 기밀이 언론에 동시에 유출되는 숱한 사례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의원은 언론에 공수처의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수사 내용이 보도된 것을 두고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다 유출됐다. 피의사실공표죄"라며 "정보를 유출한 사람을 찾아서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공수처는 전에 공소장 유출이 의심된다고 수백 명을 통신 조회한 기관인데, 이번에는 중요한 수사계획을 다 흘렸는데도 가만히 있는다"며 "반년이 지나도록 소환조사 한 번 안 하다가 총선이 다가오니 뒤늦게 (이종섭 전 대사) 출국금지를 언론에 유출하고, 제발 조사해달라 하는데 부르지도 않는다. 수사를 안 하고 정치하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공수처가 존속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달라'는 질문에 손을 들고 있다. 2024.10.14. [email protected]
민주당 등 야권은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거론하며 공수처가 윤 대통령 부부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3억6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는 주장인데 이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필요하다는 야당 공세가 이어진 것이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3억 6000만원 뇌물수수 혐의가 공수처 수사를 통해 밝혀진다면 윤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뇌물을 받고 공천을 줬다면 '수뢰 후 부정처사죄'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명태균 실소유 의혹의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불법여론조사를 보면 밝혀진 것만 8건"이라며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함께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명 씨가 윤 대통령 측에 3000개 내지 5000개 여론조사 샘플조사를 보고했고 약 3억6000만 원을 청구했지만 그 돈을 못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정치자금법 위반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처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검토 중"이라고 답하자 서 의원은 "당시 대통령 선거 때의 정치자금법 위반인 만큼 이는 당선 무효형"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수사 중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알선수재 혐의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필요하다면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용산 대통령실은 언제 압수수색하나"라며 "(압수수색을 안하니) '공수레공수처'라는 말이 나온다"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를 마지막까지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전담수사팀을 꾸려서 압수수색하고 통신기록 받고 국민들에게 속시원하게 말해야 한다. 사람이 없다고 해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도 "검찰이 (가방을) 폐기하면 정당한 업무 집행을 가장한 증거인멸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명품 가방을 압수하겠나"라고 물었다. 오 처장은 "저희들이 수사하고 있는 것이 알선수재 죄목인 건 맞다. 의원이 지적한 부분까지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민주당이 상설특검을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싸고도 시각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받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인 '멋진해병'에서 나온 '삼부'가 골프의 '3부'라고 주장하자 민주당이 "말도 안 된다"고 반발한 것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규현 변호사가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 '삼부'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전체 맥락을 보면 골프장의 야간 라운드를 3부로 얘기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개 주가 종목을 띄워놓고 "삼부토건이 뭔지 특정할 수 있겠나"라며 "당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테마주에 삼부토건이 걸려서 우리나라 토목 업종들이 동시에 올랐다. 이걸 가지고 어떻게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영교 의원은 "해병대는 3부가 없다. 한밤 중에 골프를 치게 되면 노출되기 때문에 그러지 않는 것"이라며 "어떤 바보가 '3부'라는 숫자의 3을 한글로 쓰겠나"라고 반박했다.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임성근 전 사단장이 '3부는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며 "(주 의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건 위증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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