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男동료와 밥 먹었다고…시아버지 "벼락 맞아라"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시아버지와 결혼 전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결혼을 허락받는 자리에서 시아버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시대가 변했어도 결국 집안의 가장은 남자다. 네가 얼마나 안사람 역할을 잘하는지 내가 한번 지켜보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또 시아버지는 결혼식 당일 지인에게 A씨 외모를 흉보다가 A씨 친정아버지에게 들키는가 하면 A씨 부부가 혼인신고를 한 것을 두고 "왜 너희 마음대로 하냐. 손주를 낳아주면 내가 허락하는 거지"라며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결혼 후 A씨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자 휴가를 내고 병간호에 전념했다.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는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찾았고, 시어머니는 A씨에게 "얼굴이 핼쑥해진 것 같다. 밥 먹었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시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어서 씩씩한 척 "밥 잘 먹었다"고 답했다. 이를 들은 시아버지는 "남편이 아파서 다 죽어가는데 밥이 넘어가냐"고 빈정거렸다고.
남편의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회사에 복귀해야 했던 A씨는 간병인을 불렀다. A 씨는 자신과 간병인이 없는 오전 시간대에만 남편을 봐달라고 시어머니에게 부탁했다.
A씨는 "그런데 시아버지가 시어머니의 전화를 빼앗더니 '어디 시부모를 부려 먹냐'고 단칼에 거절하시더라"며 "속상했지만 남편이 알면 더 상처받을까 봐 아무 말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시누이는 "언니, 참 힘들죠. 다 안다. 엄마와 내가 너무 고생했다. 아빠는 동네 싸움꾼이다. 30년간 싸우면서 돌아다니니까 이웃과도 인사도 안 하고 친한 사람이 없다"며 A씨를 위로했다.
시누이에 따르면 시아버지는 상인들과도 워낙 많이 싸워 머리를 깎으러 갈 때도 동네 이발소가 아닌 옆 옆 동네 이발소에 가서 해야 할 정도라고.
시누이는 "아버지가 엄마도 못 잡아서 안달이고, 아빠가 싫어서 일찍 결혼해 집을 나왔다"면서 "차라리 애 없을 때 이혼하라"는 얘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가 동료들과 점심을 먹는 모습을 시아버지가 목격한 뒤 바람을 피운다고 오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아버지는 A씨의 회사에 찾아와 "내가 화가 나서 못 참겠다. 어디서 바람을 피우냐"며 "같이 밥 먹은 남자 데려와라. 너희 둘을 이혼시키고 우리 아들 새장가를 보내겠다"고 호통쳤다.
참다못한 A씨는 남편에게 시아버지와의 갈등을 털어놨다. 남편은 "이 정도로 했을 줄 몰랐다"며 A씨를 데리고 시댁에 갔다. 시아버지는 A씨의 동료와 통화를 한 뒤 화를 풀었다. 그러나 사과는 할 수 없다며 "차라리 연을 끊고 살겠다"고 버텼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시아버지가 늦은 시간에 전화가 걸려오자, 남편은 차단하라고 했으나 A씨는 차마 그럴 수 없어 전화만 무시했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A씨에게 새벽 2시께 "길 가다가 벼락 맞아라" "여자 잘못 들여서 패가망신하게 생겼다" 등 막말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A씨는 "시아버지의 도 넘은 막말에 집안 분란까지 생겼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호소했다.
이에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냉정하게 보면 가정폭력 문제다. 가족 모두가 단호해져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질질 끌려왔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것 같다. 시아버지에게는 모두가 단호하게 얘기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충분히 이혼 사유가 된다. 시아버지의 부당한 학대, 대우가 보인다. 입증이 된다면 남편과 이혼해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