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보다 꼬꾸라진 코스피…환율은 1410원 터치(종합)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482.57)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10.52)보다 20.87포인트(2.97%) 급락한 689.65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3.5원)보다 3.1원 오른 1406.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내각 구성이 하나둘씩 발표되고 '레드스윕(상·하원 장악)' 현실화를 앞두고 증기사 휘청였다. 코스피는 지난 8월 '블랙먼데이' 당시 보다 더 떨어졌고, 코스닥은 700선을 내줬다. 140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장중 1410원대까지 올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5.49포인트(2.64%) 하락한 2417.08에 거래를 마쳐 지난 8월5일 '블랙먼데이' 기록인 2441.55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꼬꾸라졌다. 외국인이 7146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은 6523억원을 사들였다.
시가 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400원(4.53%) 급락한 5만600원에 마감해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전날 5만3000원으로 기록한 52주 신저가도 갈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0.87포인트(2.94%) 내린 689.65에 마감해 700선을 하회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44억원과 9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82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는 전거래일(1403.5원) 대비 3.1원 오른 140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410.0원에 거래에 나선 후 13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경계하며 상승폭을 줄여갔다.
트럼프 당선 후폭풍이 여전히 우리 금융시장을 강타한 모습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구성이 구체화되며 시장 불안이 높아진 영향이다. 당선인은 충성파 인물로 내각을 속속 채우고 있다.
보호 무역과 관세 부과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은 우리나라의 수출에 직접 타격을 입힌다. 여기에 이민자 정책 역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역시 고금리 장기화 예상을 높이는 요소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 측은 국경 통제를 맡을 '국경 차르'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장 직무대행을 발표하고, 부비서실장에는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선임했다.
이어 정부효율부 수장에는 일론 머스크를 앉히고, 국방장관에는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지명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12월까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서프라이즈를 본다면 금리인하를 잠시 멈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그대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28%까지 밀어올렸다.
'레드스윕' 우려도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 상원에 4년 만에 공화당이 등극한 데 이어 하원도 조만간 다수당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레드스윕'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이민자 정책 등에 힘을 더하는 요소다.
이 영향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대선 직전 103선에서 이날 105선 중반으로 올라섰다. 엔·달러는 지난 5일 103선 중반에서 이날 106선을 넘으며 6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고채 시장 금리는 일제히 상승하며 금리 인하 지연 예상을 반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bp 오른 2.924%로 집계됐다.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4.5bp, 2.5bp 올랐다.
반면 가상자산은 일주일째 랠리를 펼치고 있다.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럼프 정부 입각과 함께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3시께 1억2800만원대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트럼프 당선 이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트럼프발 고금리와 강달러 지속에 8월 블랙먼데이 수준에 도달했고, 코스닥은 고금리 부담과 외국인 이탈에 약세를 보였다"면서 "환율은 CPI(소비자물가) 발표 앞두고 1400원대 돌파 후 숨을 고르는 모습"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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