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트럼플레이션' 쇼크,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할 것"
"트럼프, 인플레 발생 않도록 정책 조정 바라"
트럼프 인수위 반발…"집권 1기 때도 인플레 없었어"
[다보스=AP/뉴시스] 세계 최고의 경제 석학으로 꼽히는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사진은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2017년 1월18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 포럼의 패널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17. 1. 18.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CN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관세 부과 및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등을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욱 극심한 인플레이션 충격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때 말한 것을 실행한다면, 미국이 2021년에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인플레이션 쇼크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언급한 2021년은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격한 경기 침체가 발생해 미국을 위시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한 시점이었다.
시중에 막대한 통화량이 풀리자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결국 이듬해인 2022년 6월엔 인플레이션이 9.1%에 달했다. 이는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설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 2%와 비교하면 당시 물가 상승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알 수 있다.
인플레이션 과열 여파는 상당 기간 이어지며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그 사이 대중들은 높은 소비자 물가에 좌절하며 결국 현재 집권당의 연임을 외면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 트럼프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그 영향은 지난 코로나 시기 어려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것이 서머스 전 장관의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을 내걸며 대규모 관세 부과 및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세금 인하 등을 골자로 한 확장적 재정 정책을 공언하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머스는 이 같은 정책 제안에 대해 "매우 인플레이션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선거의 메시지를 받아들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조정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차기 행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강력 비판하자,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위원회는 강력 반발했다.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동안 중국에 관세를 부과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촉진했다"며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일자리를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질 임금을 높이고 세금을 낮출 것"이라며 "또 규제를 삭감하고 미국 에너지의 족쇄를 풀어 미국 근로자를 위한 경제를 신속하게 고치고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