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암환자, "치료비 없어 도와달라" 호소했다가 '뭇매'…알고 보니
[서울=뉴시스] 암 치료비가 없다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호소한 중국의 한 남성이 모금한 돈으로 아파트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암 치료비가 없다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호소한 중국의 한 남성이 모금한 돈으로 아파트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15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이창에 사는 남성 A(29)씨는 희귀암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고 지난달 14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치료비 모금을 위한 글을 올렸다. 목표 금액은 90만위안(약 1억7357만원)이었다.
A씨는 2020년 난징대학교를 졸업한 뒤 광저우에 있는 대형 인터넷 회사에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아버지의 오랜 투병으로 가족의 재정이 고갈돼 상당한 빚을 떠안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A씨가 공개한 질병 증명서에는 '재발 시 치료가 어렵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했고, 기부를 위한 은행 계좌 정보도 공유했다.
A씨의 사연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졌고, 누리꾼들은 그를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후원자들 사이에서 그의 재정 상태를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A씨가 지난 6일 그룹 채팅방에서 새로 산 아파트 사진을 공유하며 "이게 내 새집이다. 가격은 73만8000위안(약 1억4233만원)이다"라고 말했기 때문.
이후 A씨가 이전에 올린 결혼 광고를 통해 그의 가족이 최대 100만위안(약 1억9286만원) 상당의 주거용 아파트 두 채를 포함해 여러 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A씨의 가족은 380만위안(약 7억3286만원) 이상의 상업용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연간 14만5000위안(약 2796만원)에 달하는 임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던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지난 7일 A씨의 채널을 폐쇄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기부금 중 20만 위안을 정기예금 계좌에 입금했다고 주장하며, 그 자금을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이트 측은 A씨가 실제 재정 상황을 숨겼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플랫폼 규정에 따라 A씨가 모금한 27만8204위안(약 5365만원)은 전액 회수됐으며 후원자에게 환불될 예정이다. A씨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우리 사이트에서 모금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영구적으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는 단순히 돈을 벌 기회를 잃었겠지만 그의 거짓말로 인해 진정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내가 기부하지 않는 이유가 이거다. 기부를 받는 사람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나보다 더 부유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잘 알고 신뢰하는 사람에게만 기부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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