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택시 '고의 호출 회피' 의혹…"승객 하차 버튼 안 눌러"
한동수 제주도의원 문제 제기…"장애인 이동권 침해"
[제주=뉴시스] 제주 '특별교통수단'. (사진=제주도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특별교통수단' 운전원 일부가 미터기를 끄지 않는 방식을 통해 고의로 호출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침해는 물론 운전원들의 부정 수급 문제도 제기되면서 운영 기관인 제주도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센터)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열린 제433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한동수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센터는 중증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68대의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택시)을 운영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일부 운전원이 미터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승객의 호출을 피해 왔다고 주장했다. 승객이 내린 뒤 하차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차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운행 중인 택시로 잡히기 때문에 호출을 받지 않는다. 한 의원은 "장애인 분들로부터 특별교통수단이 너무 잡히지 않는다는 민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부정 수급 문제도 우려된다. 운행 거리에 따라 매달 운전원에게 격려금이 지급되는데, 하차 버튼을 누르지 않고 운행한 차량의 경우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운행한 거리도 적용되기 때문에 부정 수급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센터는 지난해 9월 이 문제를 인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센터는 당시 미터기 조작을 할 수 없도록 승객이 차량에서 내리면 강제로 하차 상태가 되도록 조치를 취했음에도 올해 3월 미터기 조작에 대한 내부 제보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는 3월 재차 미터기 재설정을 지시하기도 했다.
센터의 관리 감독 부실 문제도 제기된다. 센터는 올해 5월 중 단 4일에 대한 운행 기록만 조사해 의심 사례 1건이라고 제주도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센터에서 적절한 관리와 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태완 도 교통환경국장은 "운전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몇몇 운전원의 미터기 조작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센터에 전수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다. 내달 조사 결과에서 위반 사례가 나올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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