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지원하며 '제재 회피' 배우는 중국-WSJ
정부간 연구팀 만들고, 러시아 중앙은행 등 방문해 제재 충격과 회피 방법 모색
3조 3000억 달러 자산, 공급망 차단에 대비 등 과제로
서방 보고서 “금융 제재 본격화하면 中 금융시스템 붕괴,무역 중단”
중국의 대외 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을 보여준다.(출처: WSJ) 2024.12.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대만과의 유사 사태로 서방의 제재가 있을 경우에 대비한 ‘제재 회피’도 연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석유수입, 전자제품부터 세탁기까지 공급하면서 러시아 경제를 지원했다.
중국은 그 사이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에 대한 실제 사례라는 전략적 이점을 얻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몇 개월 동안 설립간 정부 기관간 연구팀을 통해 제재의 영향을 연구하고 지도부에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올렸다.
대만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 등이 중국에 가할 유사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주요 목표다.
중국 관리들이 정기적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중앙은행, 재무부 및 제재 대응에 관여하는 다른 기관들과 만난 것은 그 때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경제 전쟁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것이자 경제 정책과 지정학적 전략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러시아 경제는 전쟁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회복력이 있었지만 계속된 서방의 제재로 지난주 러시아 루블화가 전쟁 이후 최저치로 폭락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책임자인 알렉산더 가부예프는 “중국에게 러시아는 제재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샌드박스와도 같다”며 “대만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자신들에게 적용될 도구 키트가 비슷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인 3조 3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고다. 서방의 러시아 해외 자산 동결을 보면서 중국은 미국 재무부 채권 같은 달러화 자산에서 벗어나 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됐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가을 외환관리국을 방문해 외환보유고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물었다.
중국의 연구팀은 경제 및 재정 문제를 감독하는 허리펑 부총리에게 보고했는데 그는 경제를 서방의 제재로부터 보호하는 주요 설계자였다고 WSJ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양국 무역은 지난해 석유 판매 증가 등으로 24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에서 새로 판매된 자동차의 약 60%가 중국산이다.
중국이 러시아 무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러시아는 중국의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상황이 역전되면 러시아는 중국 경제에 많은 지원을 할 수 없다.
대서양협의회와 로듐그룹 싱크탱크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방이 본격적인 금융 제재를 가하면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고 무역이 중단된다.
중국의 해외 은행 자산과 3조 3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위험에 처한다.
중국이 러시아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준비의 중요성이다.
러시아는 전쟁 전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하고, 경제를 탈(脫)달러화했다. 이런 조치는 일정 부분 경제를 보호하고 적응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또 다른 교훈은 연합의 가치와 한계다. 미국 등 서방은 전쟁 후 스위프트(Swift) 금융 네트워크에서 주요 러시아 은행을 추방하고 유가 상한을 설정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노력했다.
러시아는 중국, 이란 및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해 대응했다.
유럽 외교관계 위원회의 지경제학 수석 정책 펠로우 아가테 데마레이스는 “서방은 필요할 때 제재에 필요한 행동을 함께 했으나 러시아는 자신의 동맹국만 찾았다는 것을 중국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석유 제재를 둘러싼 서방의 의견 불일치는 제재를 위한 그들의 대응을 방해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 제재의 세계적 비용은 훨씬 더 높을 것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서양협의회와 로듐그룹 싱크탱크의 추산에 따르면 최소 3조 달러의 무역 및 금융 흐름(대략 프랑스의 연간 국내총생산과 동일)이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전 국무부 제재 담당자이자 곧 출간될 책 ‘초크포인트: 경제 전쟁 시대의 미국의 파워’의 저자인 에드워드 피시먼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대규모 경제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하면 국내에서 경제적, 정치적 파장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경험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 연결되는 데 따르는 잠재적인 함정에 대해 알게 됐다.
수년 동안 러시아는 경제를 자립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자동차 제조는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했을 때는 서방 공급 부품 설비가 없어 에어백과 기타 안전 기능이 없는 자동차를 만들었다.
피시먼은 “제재는 글로벌 공급망에 얽힌 모든 생산 부문에 파괴적일 수 있다”며 “그것은 중국을 매우 취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러시아보다 훨씬 큰 경제 규모인 중국은 이런 제재 우회를 찾는데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중국은 알게 됐다.
러시아는 석유 가격 상한선을 우회하기 위해 해상 석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섀도우 함대’를 통해 운송한다.
구소련 공화국 국가로부터 고급 자동차부터 이중 용도 제품(마이크로칩 등)에 이르기까지 서방의 금수 품목을 찾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이런 방법을 통한 회피는 쉽지도 않고 규모도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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