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보증, 주거비 낮추지만 전셋값 상승 자극"
국토연구원 '전세대출 보증 주택시장 영향' 보고서
월세 가구 전세 전환시 주거비 평균 9.2만원 감소
대출 보증 1% 늘 때 전세 가격은 연 2.16% 상승
"대출 보증시 신용평가·보증금·한도 기준 강화해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전세 거래 가격표가 게시된 모습. 2024.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시행하는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서민 주거비 부담은 덜어주지만,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오민준 부연구위원)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 보증 공급 규모는 2019년 66조5232억원에서 지난해 104조8815억원으로 5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HUG의 보증 공급 규모도 26조1975억원에서 51조9476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0월 기준 전체 주택 평균 전세보증금은 전국 2억3000만원, 수도권은 3억3000만원이다. 이는 2024년 가구 순자산 5분위 이하 2억원, 6분위 이하 2억8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세대출 보증을 통해 월세 가구가 동일 주택 기준 전세로 전환할 경우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2022년도 주거실태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월세에서 전세 전환시 주거비는 평균 9만2000원 감소한다. 지역별로 보면 광역시는 20만7000원, 지방은 13만7000원으로 주거비 완화 효과가 컸고, 수도권은 1만1000원으로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었다.
주택별로 보면 단독주택(20만4000원), 연립(10만4000원), 다세대(18만1000원) 등 비아파트의 주거비 완화가 크다면, 아파트의 경우 주거비 부담이 오히려 2만7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세사격이 높아 이자 비용과 보증 수수료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자금대출 보증으로 주거비 부담은 덜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전세 수요와 전세가격이 늘어나면 주거비 완화 효과도 감소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1% 증가할 경우 전셋값은 연간 2.16% 상승하며, 주거비 완화 효과도 9만2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수도권의 완화 효과도 1000원으로 쪼그라든다.
대출 보증이 3.8% 늘어 전세가격이 연간 8.21% 상승하면 주거비 완화 효과는 6만3000원으로 감소하며, 수도권의 주거비는 3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전세자금대출 보증은 전세수요 증가와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며 "전세자금대출 공적 보증은 서민, 저소득층의 주거비 완화를 위해 공공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갭투자 억제를 위한 임대인 신용평가 기준 강화 ▲임차인 상환 능력 중심의 보증 발행 ▲전세보증금 기준 및 대출한도 강화 ▲공적 보증기관의 리스크 관리 전략 수립 등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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