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앞에선 바보가 된 영웅…'시라노'[이예슬의 쇼믈리에]
[서울=뉴시스] 뮤지컬 '시라노'에서 가스콘 용병대 리프라이즈. (사진=RG컴퍼니,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시라노'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시인 에드몽 로스탕이 쓴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한다. 시라노-록산-크리스티앙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와 이상적인 영웅상을 다룬 작품이다.
시라노는 시인이자 전사이며 기사도 정신으로 뭉친 광대이자 괴짜다. 매력적인 팔방미인 시라노의 단 한 가지 단점이라면 코가 너무 커서 외모에 자신감이 없다는 것. 이 콧대 높은 영웅은 사랑하는 여인 '록산' 앞에선 한없이 콧대가 낮아진다. 콤플렉스 때문에 록산 앞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시라노는 그녀가 사랑하는 '크리스티앙'과 맺어질 수 있도록 기꺼이 말재주, 글재주 없는 크리스티앙의 연애편지를 대필한다.
작품은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는 만큼 음악과 서사, 무대 등 여러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새로운 곡이 추가되거나 수정됐다. 오프닝 넘버인 '연극을 시작해'와 사랑 고백에 실패한 크리스티앙의 솔로곡 '말을 할 수 있다면'이 추가됐다. 시라노가 록산과 크리스티앙의 결혼식을 위해 드 기슈 백작을 막으며 부르는 곡 '달에서 떨어진 나'는 코믹함을 덜고 '웃픈' 상황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시라노'에서 크리스티앙의 이별편지. 최재림과 차윤해. (사진=RG컴퍼니,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시라노의 영혼의 동반자 록산은 왕궁 검술사의 딸이라는 설정을 더해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로 재설계했다. 크리스티앙이 고향을 떠나 시라노가 이끄는 가스콘 부대에 입대하게 된 이유도 풀어 설명했다.
다만 소금과 식량을 싣고 전쟁터에 합류할 정도로 주체적인 여성인 록산이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의 '연애조작'을 못 알아챌 정도로 우둔하게 표현된 점은 서사적 보강이 조금 더 필요할 듯 하다.
겹치기 출연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긴 했지만 최재림이 연기하는 시라노는 익살과 안쓰러움, 사랑스러움과 용맹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인기 있는 이유를 입증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시라노'에서 '벨쥐락의 여름'. (사진=RG컴퍼니,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 페어링 : 코코뱅
[서울=뉴시스] 뮤지컬 '시라노' 패스츄리와 시. (사진=RG컴퍼니,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르봉 왕가의 시초 앙리4세(재위 1589~1610년)는 교회를 가는 일요일만이라도 백성들이 닭고기를 먹게 해주겠노라 공약했다고 한다. 코코뱅이 앙리4세의 말로 탄생한 음식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17세기 무렵부터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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