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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여객기 사고…올바른 비상탈출 방법은

등록 2025.01.31 12: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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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탈출 방법 나누고 배우는 시민들

전문가 "연료 폭발 때문에 속도 관건"

"개인 수화물은 두고 몸만 대피해야"

"90초 룰 중요…대형 피해 막으려면"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가 3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 등 조사 일정을 결정하기 위한 사고기 위험관리평가를 하고 있다. 이 화재는 지난 28일 오후 10시26분께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기종 A321) 후미 선반에서 발생해 약 1시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승객 170명(탑승정비사 1명 포함), 승무원 6명 등 총 176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다. 2025.01.3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가 3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 등 조사 일정을 결정하기 위한 사고기 위험관리평가를 하고 있다. 이 화재는 지난 28일 오후 10시26분께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기종 A321) 후미 선반에서 발생해 약 1시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승객 170명(탑승정비사 1명 포함), 승무원 6명 등 총 176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다. 2025.01.3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이어 김해공항 에어부산 화재 사고까지 발생하며 비상탈출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승무원 지시에 따르는 것이 최우선, 슬라이드 이용 시 개인 수화물은 두고 탈출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날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난 임모(28)씨는 걱정되는 마음으로 여객기에 탑승했다. 그는 "근시일에 두 번이나 사고라니 진짜 불안해진다"고 털어놨다. 반복되는 여객기 사고에 시민들을 불안감을 느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상탈출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한 시민은 "비행기 비상탈출 때는 절대 아무것도 챙기지 말고 나와라"며 "가방 정도는 챙겨도 되지 않나 속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있을까 봐 몇 자 적자면 앞 사람이 짐 꺼내려고 10초씩만 써도 뒷사람들은 줄줄이 밀리고 이동 불능이 된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시민은 여행 커뮤니티에 "비상탈출은 몸만 하는 게 맞다. 너도나도 선반 위에 있는 짐을 꺼내려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탈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만약에 전 재산을 현금화한 것을 가방에 뒀거나 목숨만큼 중요한 것을 선반에 뒀다면 다른 분들이 다 탈출하게 한 다음에 가방을 꺼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신속하게 탈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 수화물은 두고 탈출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첫 번째로 승무원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승무원 1인당 담당하는 승객 수가 약 50명"이라며 "승무원이 승객 50명을 안내하고 탈출시키기 위해서는 승객이 승무원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수화물을 찾지 말라고도 짚었다. 이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수화물들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신속하게 탈출해야 한다"고 했다. 항공기에는 다량의 연료가 있어 조속히 탈출하지 않으면 연료가 폭발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90초 룰'도 강조했다. 90초 룰은 항공사가 운항 허가를 받을 때 44인승 이상 여객기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90초 이내에 승객 전원을 탈출시킬 수 있는지 실증해야 하는 요건이다. 이 교수는 "항공업계에서는 90초, 약 2분 안에 탈출하면 객실 내로 화재가 번질 확률이 적기 때문에 생존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90초를 정해 놓았는데 에어부산 사고의 경우는 90초를 훨씬 넘겼다. 절차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아쉽고, 기장과 승무원 간의 소통 등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른 승객들의 신속한 대피가 대형 참사를 막은 전례가 있다. 지난해 1월2일 일본항공 JAL561편 여객기가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뒤 해안보안청 소속 항공기와 충돌해 불이 났는데 여객기에 탄 전원이 생존했다.

승무원들이 상황을 파악한 뒤 비상문을 열어 슬라이드 펼쳤고 승객들은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대피했기 때문이다. 일부 승객이 기내 수하물을 챙기자 승무원이 그들을 강하게 제지하기도 했다. 결국 승무원 12명을 포함한 379명 전원이 단 5분 만에 탈출에 성공했다.

반면 지난 2019년 5월5일 러시아 아에로플로트항공 1492편이 낙뢰를 맞은 뒤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공항으로 회항해 착륙했지만 불이 나 41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 여객기에는 총 78명이 탔는데 일부 승객이 수화물을 꺼내느라 통로를 막아 뒷좌석의 승객들이 탈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교수는 "수화물을 찾지 않는 것은 나만의 탈출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탈출도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짚었다. 또 "하이힐을 신고 탈출하면 비닐로 만들어진 슬라이드에 구멍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맨발로 탈출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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