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DJ도 언급" "70년 역사 부정"…이재명 '중도보수' 발언에 정체성 논쟁 가열

등록 2025.02.20 11:35:14수정 2025.02.20 13:44:3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DJ 중도우파·문 보수라 언급…민주당 역사에 위배 안 돼"

친명 정성호 "당 정체성 아닌 현재 정책노선 생각 밝힌 것"

김두관 "대통령 욕심에 근본 뿌리마저 망각해선 안 돼"

[아산=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동하고 있다. 2025.02.20. kch0523@newsis.com

[아산=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동하고 있다. 2025.02.2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중도보수정당' 선언 여파가 20일에도 이어졌다. 지도부는 당 안팎에서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자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 맞는다"고 했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잠재적 대선주자들은 "하루아침에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7년 대선후보 당시 중도우파라고 인터뷰한 바 있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2016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 비해 진보이긴 하지만 당 정체성으로 보수정당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도우파 혹은 중도보수 이런 얘기들은 민주당의 전통에서 없었던 바가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계속 그래왔고 돌출적인 의제가 아니다"며 "민주당 역사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극우정당화된 국민의힘의 보수 지지세가 약화하고, 자기 스스로 보수라고 자임하는 많은 분들이 지지할 정당에 있어서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조금 더 중도로, 보수로 나아가는 정체성의 확장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좀 더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당 정체성을 놓고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의총을 통해 하나의 단일한 의제로 결정될 사안은 개인적 의견으론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할 수 있다. 성급한 합의를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그는 "오히려 한줌의 극우 소수를 쥐고 있는 국민의힘이 놓치고 있는 대중적 정당이자 한국의 여러 가지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비명계가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당원의 일부이기도 한 분들이 의견 개진하는 것은 당이 매우 건강하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며 "당원체제가 잘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얘기한 게 아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얘기한 게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민주당의 현재 위치가 어떤 것인지, 민주당의 정책과 노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이다. 서민을 위한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중도정당이다 이렇게 얘기했다. 그 입장이 지금까지 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그걸 얘기한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보수정당이라고 자칭해 온 국민의힘이 보수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 헌정질서 존중과 정반대로 가고 있어서"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합리적인 보수까지 껴안고 국민들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 가야 된다는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명계 잠룡들은 "민주당 70년 역사를 부정하는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이 진보적 영역을 담당해 왔다는 건 역사적 사실로, 이 정체성이 단순한 선언으로 바뀔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받아쳤다.

김 전 총리는 "특히 당의 정체성과 노선 변경은 당 대표가 이런 일방적인 선언을 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충분한 토론을 통해서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이렇게 금방 변경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복지사회 실현을 이념으로 한다고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여 정부는 진보를 지향하는 정부'라고 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진보적 가치를 갖고 국정을 운영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바뀌나"라며 "(이 대표) 본인이 실용적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과 당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규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김두관 전 의원도 소셜미디어(SNS)에 "흑묘백묘 실용에는 동의하지만, 대한민국의 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민주당이 걸어온 투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물론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민주정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중도 보수의 표도 얻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이 되고 싶은 욕심에 자신의 근본 뿌리마저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그동안 독재와 독점에 맞서 싸워온 민주당 지지자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진보, 보수의 구분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상대적이고, 이제는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도 "우리 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중도보수층 국민의 지지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그런 유능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wander@newsis.com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