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안 돼요"…외국인 관광 불편 1위 '구글맵 불통'[구글 韓지도욕①]
구글 맵스, 韓서는 대중교통 길 찾기만 제공…도보·자동차 불가
구글 측 "정밀 지도 데이터 없어 기타 서비스 제공 불가"
구글 맵스 저품질로 '여행 장벽'…또다시 지도 반출 요구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18도까지 오르며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팔 티셔츠를 입고 관람하고 있다. 2025.03.14.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20732499_web.jpg?rnd=20250314140843)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18도까지 오르며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팔 티셔츠를 입고 관람하고 있다. 2025.03.1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한국에는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가 아니면 길을 찾을 수 없다. 외국인이 힘들어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 중 아쉬운 부문 중 하나로 교통 정보 부족을 꼽는다. 한국관광공사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길 찾기(80.4%)가 한국 여행 인프라 부문 중 만족도가 언어 소통(70.9%)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
길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구글 지도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3월 발표한 방한 외래객 대상 여행 앱 이용 조사에 따르면 구글 지도가 가장 불만족한 앱(30.2%)에 올랐다.
구글 지도는 전 세계 월 이용자 수 10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1위 지도 서비스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가장 불만족스러운 여행 앱으로 꼽히는 이유는 한국에서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명동 가는 길 알려달라더니 바다 타고 산 타고?
![[서울=뉴시스] 구글 맵스(왼쪽) 앱과 네이버 지도(오른쪽)의 인천국제공항-명동성당 대중교통 길 찾기 비교 (사진=각 사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01791756_web.jpg?rnd=20250314144221)
[서울=뉴시스] 구글 맵스(왼쪽) 앱과 네이버 지도(오른쪽)의 인천국제공항-명동성당 대중교통 길 찾기 비교 (사진=각 사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 지도는 장소 정보뿐만 아니라 길 찾기, 스트리트 뷰, 실내 지도, 실시간 교통정보, 내비게이션, 3D 지도, 오프라인 지도(인터넷 연결 없이도 미리 다운로드한 지역의 길 찾기 가능)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중교통을 제외한 도보와 자동차, 자전거 길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중교통 길 찾기도 정보 제공에 충실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서울 중구 명동성당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을 조회한 결과 구글 지도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라면서도 인천공항에서 명동성당까지 그 여정을 직선으로 표현했다. 마치 영종도에서 바다를 헤엄치고 산을 넘어야 하는 듯한 것처럼 나온다.
구글 지도가 제공하는 3D 지도, 내비게이션 등도 한국에서 볼 수 없다.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 토종 지도 앱보다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진다.
구글 지도 품질이 한국에서만 떨어지는 점을 두고 국내 관광업계·학계에서는 '여행 장벽'이라며 구글 지도 서비스 개선 필요성을 줄곧 주장해 왔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미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은 지난해 8월 야놀자그룹 행사에서 "한국에서 구글맵이 잘 작동하지 않고 나라마다 영문 표기 방식이 다 달라 외국인들이 헷갈린다"고 지적했다.
240만 유튜브 구독자를 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본명 박재한)'도 구글 지도에 대해 "늘 지적하는 부분 중 하나"라며 최근 구글 지도가 한국에서만 잘 안되는 이유를 묻겠다며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본사를 찾았다.
韓에서만 구글 지도 '불량'인 이유, 정부 때문?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옥. 2016.11.1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6/11/18/NISI20161118_0012408776_web.jpg?rnd=20161118134353)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옥. 2016.11.18. bluesoda@newsis.com
구글 지도 서비스 품질이 왜 한국에서만 안 좋을까. 구글의 공식 입장은 한국 정부의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이다. 정부 규제 때문에 자동차·자전거 길 찾기, 실시간 교통상황 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구글이 2016년 자사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구글 측은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글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구글 지도데이터 API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해외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지도 데이터 반출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규제 탓에 수많은 해외 관광객이 구글 지도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한국에 지도 서비스를 활용한 혁신 도입이 늦어지면서 향후 글로벌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2007년,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축척 1대 5000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군사·보안시설 좌표 유출 등 안보 우려를 이유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글은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에 또다시 1대 5000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했다. 이유는 2016년 블로그에서 밝힌 것과 같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네이버, 카카오, 티맵모빌리티 등 국내 지도 서비스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구글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업계·학계에서는 구글이 일부 기능 제공 어려움을 이유로 지도 데이터를 필요한 근거를 대는 데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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