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사 "하마스, 휴전 테러에 악용…가자 통제 안된다"[인터뷰]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 뉴시스 인터뷰
"하마스, 인도 지원 테러에 사용…'2차 학살' 공언해"
"가자 공격 재개 전 美와 논의…하마스 통제 막아야"
"한-이스라엘, 닮은 점 많은 우호국…민주적 가치 지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르파즈 대사는 하마스가 휴전을 악용하고 합의를 파기했다며, 공격 재개가 불가피했다고 역설했다. 2025.03.2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1/NISI20250321_0020740875_web.jpg?rnd=20250321112012)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르파즈 대사는 하마스가 휴전을 악용하고 합의를 파기했다며, 공격 재개가 불가피했다고 역설했다. 2025.03.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하마스의 목표는 한결같다. 이스라엘 파괴다. 어느 나라가 그런 이웃을 용납하겠나."
2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만난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하마스가 휴전을 악용하고 합의를 파기했다며, 공격 재개가 불가피했다고 역설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1월 19일 하마스와 휴전 합의가 발효된 지 두 달 만이다. 이슬람교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 발생한 이번 공격으로 400명 넘게 숨졌다. 가자 전쟁 통틀어 최대 규모 중 하나다.
협상 교착 끝 전쟁 재개…"하마스, 휴전 악용해 재정비"
하마스는 곧장 2단계 휴전 협상을 원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가자지구 내 세력 보전을 요구하며, 이를 보장하기 전까지 인질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마스 근절을 전쟁 목표로 내건 이스라엘의 한계선을 건드린 것이다.
하르파즈 대사는 "미국이 두 가지 제안을 했지만, 하마스는 모두 거절했다"고 책임을 물었다. 1단계 휴전 합의 역시 하마스가 어겼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묻자 굴욕적인 인질 석방식과 시신 혼동 등을 거론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1/NISI20250321_0020740879_web.jpg?rnd=20250321112012)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mangusta@newsis.com
6주 휴전이 하마스의 재정비 기회로 악용됐다고도 지적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휴전 당시 하마스는 10월 7일 공격보다 더 큰 규모의 학살을 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며 "어떤 나라가 그런 이웃을 두는 데 동의하겠냐"고 반문했다.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지 질문에 "휴전 기간 제공된 인도주의적 지원을 테러 활동에 사용했다"고 답했다.
17개월간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 상당수를 제거했다. 10월 7일 공격을 설계한 야히야 신와르,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등도 사살했다. 조직이 사실상 와해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조건에서 하마스가 또 다른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자 "난 그들의 말을 믿는다. 그들의 목표는 이스라엘 파괴다"라고 긍정했다.
공격 장기화 시사…"군사 작전 재개, 사전에 미국과 조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 재개를 선언하면서 "이는 시작일 뿐"이라고 예고했다. 더 강력한 무력을 동원해 협상에서 하마스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신화/뉴시스] 지난 20일(현지 시간) 폐허가 된 가자지구 모습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2025.03.22.](https://img1.newsis.com/2025/03/21/NISI20250321_0020740650_web.jpg?rnd=20250321091607)
[가자지구=신화/뉴시스] 지난 20일(현지 시간) 폐허가 된 가자지구 모습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2025.03.22.
하르파즈 대사는 이번 작전 목표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제하지 않을 것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 ▲모든 인질이 귀환할 것 등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제력 상실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후 테러 단체만 조직됐다며, 그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격 재개 이전에 미국과 교감이 있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공격 전 미국 정부와 논의나 소통이 있었는지 질문에 "물론 있었다"며 "군사 작전 재개는 미국과 조율된 것이다. 미국도 (작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인정했다.
하마스가 인질을 일부라도 석방하면 공격을 멈출 가능성이 있는지엔 "결론은 모든 인질을 되찾고 싶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모든 인질 귀환은 이스라엘의 '의무'(obligation)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1/NISI20250321_0020740878_web.jpg?rnd=20250321112012)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mangusta@newsis.com
"적어도 하마스는 막아야"…트럼프 가자 구상에 "진지하게 고려"
이에 대해 하르파즈 대사는 "이데올로기라 하더라도, 가자지구를 통제하고 있는 한 '상황'이다"라며 "(또 다른 유사 세력이 생길지) 예측할 순 없지만 (적어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가 어떻게 될지 현재로선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최소한 하마스는 배제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개발 구상도 "틀에서 벗어난 생각"이라고 평가하며 "상자 밖에서 생각하는 걸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열어뒀다.
국제사회, 전쟁 재개에 우려…"한-이스라엘 닮은 점 많아" 지지 호소
![[칸유니스=AP/뉴시스] 지난 2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재개 이후 칸유니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작전 지역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2025.03.22.](https://img1.newsis.com/2025/03/20/NISI20250320_0000195883_web.jpg?rnd=20250321090816)
[칸유니스=AP/뉴시스] 지난 2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재개 이후 칸유니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작전 지역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2025.03.22.
한국과 이스라엘에 닮은 점이 많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지도 호소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두 국가 모두 매우 가난했고, 성공담을 갖고 있다. 천연자원도 없었다.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점도 닮았다"며 "우린 한국의 대북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규탄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같은 생각을 가진 우호국"이라고 강조하며 "양국 관계에서 같은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긍정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하르파즈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비롯한 국내 정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국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 회복력도 높이 샀다.
그러면서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민주적 가치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한국엔 매우 어려운 시기겠지만, 이스라엘은 가까운 친구로서 한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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