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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멍청해질 수 있을까?" 힐러리, 트럼프 비판

등록 2025.03.29 06:22:24수정 2025.03.29 0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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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고문 "소프트파워 망가트리면 중·러와 경쟁에 질 것"

"멍청한 트럼프 방식…하드 파워도, 소프트파워도 망가트려"

[시카고=AP/뉴시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8월19일(현지시각)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연설하고 있다. 그가 미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외 정책을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2025.03.29.

[시카고=AP/뉴시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8월19일(현지시각)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연설하고 있다. 그가 미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외 정책을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2025.03.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패배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대외 정책이 “멍청하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얼마나 더 멍청해질 수 있을까?(How Much Dumber Will This Get?)”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그같이 강조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상업용 메시징 앱에서 군사 계획을 공유하고 실수로 언론인을 채팅방에 초대함으로써 우리의 병력을 위험에 빠트린 것은 정말 멍청한 짓이다.

핵무기 보호 임무를 맡은 수백 명의 연방 공무원을 해고한 것도 멍청한 짓이며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시점에 대응 노력을 중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시기에 유능한 장군, 외교관, 첩보요원들을 축출하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위험하고 복잡한 세상에서는 강하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똑똑해야 한다. 나는 국무장관 시절 ‘스마트 파워’를 강조했다. 군사력이라는 하드 파워에 외교, 개발 지원, 경제력, 문화적 영향력 같은 소프트 파워를 통합하는 것이다. 두 가지의 결합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든다.



트럼프의 방식은 멍청한 힘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점점 더 눈이 멀고, 우왕좌왕하며, 무기력하고, 친구도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트럼프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미국의 적들과 전투에 대비하기보다는 ‘각성 문화(woke culture)’와의 보여주기식 싸움에 더 집착하는 듯하다.

투스키기 항공대에 대한 헌사를 삭제한다고 우리가 더 안전해질까? 2차 세계대전을 끝낸 원자폭탄을 투하한 비행기 사진도 이름이 ‘에놀라 게이’였다는 이유 때문에 삭제됐다. 멍청한 짓이다.

트럼프는 별 이유도 없이 고위 장성들을 해임하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출신의 전직 국방장관 다섯 명이 이 조치가 “자원 입대를 위태롭게 하고 국가 안보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보기관도 대량 해고에 강타당하고 있다. 한 전직 고위 정보요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발이 아니라 머리에 총을 쏘고 있다.”

미국의 하드 파워를 망가트리는 트럼프 정부가 소프트 파워를 파괴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전직 국무장관으로서 나는 대사관과 영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들을 해고하며 국제개발처(USAID)를 없애려 하는데 경악하고 있다.

나는 미국의 외교 수장으로서 112개국을 방문했고 거의 160만 km를 여행하면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 직접 대표를 두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몸소 보았다.

미군은 오래전부터 미국의 힘을 투사하고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병력이 전방에 배치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외교관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대사관은 미국 정책 결정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눈과 귀다. 테러 대응 부대를 훈련시키거나 미국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 등 우리를 안전하고 번영하게 만드는 여러 작전의 출발점이다.

중국은 외교 전방 배치가 중요함을 잘 안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 새로운 대사관과 영사관을 열었고, 현재는 미국보다 더 많은 외교 공관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후퇴하면, 중국이 아무런 견제 없이 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외교관들은 미국에 우군을 만들어 경쟁에서 유리하게 만든다. 나와 동료들이 유엔을 설득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끌어냈고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허세가 결코 해내지 못한 일이다. 트럼프는 이란 핵연구시설을 감시하는 국제 사찰단 예산을 끊었다. 멍청한 일이다.

외교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 군사 작전에 비해 특히 그렇다.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 전쟁을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트럼프 1기 정부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국무부 예산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으면, 나는 더 많은 탄약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개발 지원은 효과적인 외교와 결합할 때 국제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미국의 원조 자금이 기근이나 전염병 확산을 막을 때, 자연재해에 대응하거나 학교를 세울 때, 우리는 테러리스트나 중국 같은 경쟁국으로 향할 수 있는 마음을 얻는다. 우리는 이민자와 난민의 흐름을 줄이고, 붕괴할 수 있는 우방 정부를 강화한다.

오늘날 트럼프 정부는 정부를 재창조하는 게 아니다. 정부를 파괴하고 있을 뿐이다.

이 모든 것이 멍청하고 위험하다. 트럼프는 푸틴 같은 독재자들과 밀착하고, 우리의 동맹을 파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함으로써 우리의 도덕적 영향력을 짓밟고 있다. 경제를 망치고 국가 부채를 폭증시키고 있다.

전 세계가 민주주의가 여전히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혹은 최소한 기능이라도 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 부패로 얼룩지고, 지도자가 법 위에 군림하는 바나나 공화국처럼 운영된다면, 우리는 중국, 러시아와 체제 경쟁에서 질 것이다.

트럼프는 19세기의 세력권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단지 사적인 원한에 이끌려 너무 깊이 온 것일 지도 모른다. 그는 사업가 시절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를 파산시켰다. 트럼프는 지금 미국의 국가 안보를 걸고 도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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