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2' 韓 출고가, 日보다 15만원 비싸다…근데 직구도 안돼?
6월5일 64.8만원 출시…일본 내수용은 약 50만원
미국 상호관세 여파?…닌텐도 "답변 어려워"
한국에선 '플스5'보다 비싸…화질은 '플스4' 수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닌텐도가 차세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를 오는 6월 5일 발매한다고 발표했는데, 해외판 가격이 일본 내수용 보다 40%가량 비싸게 책정돼 논란이다. 일본 현지에서 직접 구입할 경우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제대로 쓸 수 없다. 구매를 기다려왔던 소비자들의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닌텐도주식회사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 2'의 일본 내수용 기기의 발매가는 4만9980엔이다.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만원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64만8000원에 발매된다. 미국 발매 가격 역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449.99달러(약 66만원)다.
이에 한국닌텐도 측은 "일본에서도 해외판 기기는 6만9980엔(약 70만원)에 판매한다. 한국만 특별하게 비싼 가격을 책정한 것은 아니다. 지역별 시장 상황에 맞춰서 발매가를 결정했다"면서 "일본 내수용 기기의 경우 일본어만 지원한다. 닌텐도 계정 역시 일본 지역에 한해서만 연동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닌텐도의 차별적인 가격 책정에 대해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계 각국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에는 24%의 상호관세를 매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게임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닌텐도가 관세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 대비해 완충 지대를 구축하고자 이 같은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닌텐도 스위치 2'의 가격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7만9980엔)보다 저렴하지만, 현재 스위치(스탠다드 모델 3만2978엔)보다 약 1만7000엔 높다. 이는 게임용 반도체와 같은 전자부품 가격의 상승과 물류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가격이 오른 만큼, 성능은 일부 개선됐다. '닌텐도 스위치 2'는 본체의 두께가 이전 제품과 동일하지만, 7.9인치의 더 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게임기를 TV에 연결하면 최대 4K 영상 출력이 가능하며, 최대 120fps의 게임에도 대응한다.

또 게임기의 컨트롤러인 '조이콘2(Joy-Con 2)'는 본체에 자석처럼 붙어 기존보다 견고하게 고정된다. 조이콘2 책상 등 바닥에서 마우스처럼 조작이 가능하다.
한국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 2는 CPU 및 GPU의 성능이 이전 제품보다 향상됐고, 음역 간의 밸런스를 조정해 더 자연스럽고 깨끗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며 "본체 저장 메모리는 256GB으로, 이전 제품 대비 8배에 달하는 용량"이라고 설명했다.
내장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 5220mAh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약 2시간에서 최대 6.5시간으로 전해졌다. 충전 시간은 약 3시간이다.
'닌텐도 스위치 2'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플레이 중 가볍게 친구와 채팅을 할 수 있는 '게임챗'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게임챗'은 최대 12명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다. 카메라(별매품) 등의 USB 카메라를 본체에 연결하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친구와 공유하면서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아울러 '게임챗'을 하는 중에는 서로가 플레이하는 게임 화면을 서로 공유할 수 있으므로, 친구와 함께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물론, 각자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고 소개하며 챗을 즐길 수도 있다.
'게임챗'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유료 가입이 필요하다. 다만 닌텐도는 2026년 3월 31일까지 무료로 '게임챗'을 이용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닌텐도 스위치 2'의 또 다른 특징은 한 사람이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으면 해당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사람과도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나눔 통신' 기능이다. 한 사람이 '닌텐도 스위치 2'와 '나눔 통신'에 대응하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자신의 '닌텐도 스위치 2' 혹은 '닌텐도 스위치'를 가지고 모여서 해당 소프트웨어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나눔 통신'은 '게임챗' 중에도 가능하다.

이러한 성능 개선과 새로운 기능 추가에도 한국 이용자들은 가격적인 부분에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오히려 일본 내수용 기기의 가격이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반면, 해외판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2'가 '플레이스테이션5'(57만원대)보다 오히려 가격이 더 비싸다. 성능을 높였음에도 화질은 '플레이스테이션4' 수준에 불과하다.
한 이용자는 커뮤니티에 "가격이 너무 깡패네요"라는 제목과 함께 "전 세계 (발매가가) 60만원대 였으면 예상했던 가격이라 별 생각 없었을 텐데 일본 내수용이 50만원 정도에 (한국과) 20만원정도 차이날 정도로 너무 저렴하다보니 흠칫하게 된다"고 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비교적 저렴한 덕에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는데, 이번 '닌텐도 스위치 2'는 이런 대중성을 간과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게임 소프트웨어 몇 개와 조이콘 등 부속품까지 구매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본에서 기기를 구매해 가져와도 한국에선 이용이 불가능하다. 한국 계정으로는 일본 내수용 게임기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이용자는 "꼼수"라 지적하며 "기존 팬들을 돈으로 밖에 보지 않는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말 기준 '닌텐도 스위치'의 누적 판매량은 1억5000만대를 넘어섰다. 닌텐도의 역대 베스트셀러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 눈에 볼 수 있는 화려한 진화는 없다"면서 토요증권의 야스다 히데키 애널리스트이 "닌텐도는 현재 콘솔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경영진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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