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동맹 무시한 '힘의 정치'…노골적 돈로주의[트럼프2기 1년①]
베네수·그린란드 이어 쿠바까지…트럼프식 '먼로주의' 현실화
세계질서 힘으로 재편…66개 국제기구 탈퇴, 美우선주의 가속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백악관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11.](https://img1.newsis.com/2025/10/11/NISI20251011_0000706213_web.jpg?rnd=20251011145418)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백악관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11.
[편집자 주] 새해 벽두부터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로 미국의 서반구 중심 안보전략 이른바 '돈로주의'가 현실화됐다. 여기에 그린란드 매입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 경제난을 겪는 이란의 대규모 시위까지 겹치며 전후 세계 질서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는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7회 기획 시리즈 [트럼프2기 1년]을 통해 미국의 주요 정책과 그 파장,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지 1년이 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각종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기존 미국의 국내외 정책 흐름을 바꿔놓았다.
'힘의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흔들고, 국제법을 무시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고사령관으로서의 권한은 오직 자신의 도덕성에 의해서만 제한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 사안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 가지 있다. 바로 나 자신의 도덕성"이라며 "내 생각만이 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법은 필요 없다”며 “나는 사람들을 해치려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이송,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시도 등 '미국 우선주의'와 관련해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국제법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그린란드·쿠바·콜롬비아 등 서반구 패권 노골화
베네수엘라 공격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 등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을 과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겨냥해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와 자금이 더 이상 쿠바로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쿠바에 "너무 늦기 전에 협상하길 강력히 권고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또 지난 4일 중남미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를 겨냥한 군사 작전 구상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피투픽=AP/뉴시스]지난해 3월28일(현지시각) JD 밴스 미 부통령이 방문한 그린란드의 피투픽 미군 우주기지.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체결하고 2004년 개정한 방위협약에 따라 그린란드 주둔 미군을 원하는 만큼 확대할 수 있다. 2026.1.8.](https://img1.newsis.com/2026/01/08/NISI20260108_0000905168_web.jpg?rnd=20260108075930)
[피투픽=AP/뉴시스]지난해 3월28일(현지시각) JD 밴스 미 부통령이 방문한 그린란드의 피투픽 미군 우주기지.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체결하고 2004년 개정한 방위협약에 따라 그린란드 주둔 미군을 원하는 만큼 확대할 수 있다. 2026.1.8.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현지 주민들에게 최대 10만 달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침공하면 즉각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린란드 확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지가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나토를 버릴 가능성까지 열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세계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발언이다.
이런 행보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이른바 '돈로주의'다. 돈로주의는 먼로주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신 먼로주의를 뜻한다. 서반구 장악에 집중하는 일종의 미국의 신고립주의다.
세계 질서의 선구자이자 민주주의 진영의 리더 역할을 해온 미국의 국제법 경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고 제재를 부과한 자유주의 진영의 도덕성에 타격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엔·의회도 무시…세계질서 ‘힘’으로 재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유엔 산하 기구 31개와 비(非)유엔 기구 35개 등 66개 국제기구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이 정책 노선과 맞지 않는 국제기구들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2기 출범 이후 유엔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대폭 삭감하려는 기조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인권이사회 참여를 중단했고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조치를 연장했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도 탈퇴했다. 취임 직후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계획을 발표했고,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석유 기업 경영진과 회담을 앞둔 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활동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개입에 반대하는 대형 프로젝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09.](https://img1.newsis.com/2026/01/09/NISI20260109_0000908970_web.jpg?rnd=2026010915055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석유 기업 경영진과 회담을 앞둔 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활동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개입에 반대하는 대형 프로젝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09.
연방 상원은 지난 8일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군사 작전을 제한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war powers resolution)'의 본회의 상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미군의 대베네수엘라 추가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결의안의 골자다.
법안은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상원의원 3명과 공화당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폴 상원의원을 포함해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수전 콜린스(메인)·조시 홀리(미주리)·토드 영 상원의원(인디애나)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공화당 의원 5명이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공화당은 미국을 위해 싸우고 방어할 우리의 권한을 박탈하려 시도하는 민주당과 함께 표결한 상원의원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탈 표를 던진 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다시는 공직에 선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또 그린란드를 비롯해 나토 영토를 점령하거나 병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 13일 발의했다.
법안은 의회가 승인한 자금을 국방부와 국무부가 나토 회원국의 영토를 봉쇄·점령·병합·군사 작전 또는 기타 방식으로 통제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잔 샤힌(뉴햄프셔)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와 머코스키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에 대한 초당적 조처다.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외국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할지도 관심사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등 외교 현안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자칫 미국의 대외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공약을 바탕으로 구축해 온 '미국 우선주의' 운동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전통적인 지지층인 '마가' 진영은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는 데 대한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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