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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차량용 반도체 수요 급증…국내 생태계 활성화 필요"

등록 2021.02.09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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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만 TSMC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 TSMC

[서울=뉴시스] 대만 TSMC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 TSMC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업계가 경쟁력이 높은 차세대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생산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반도체업계가 스마트폰과 PC 등 IT용의 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자동차 수요는 빠르게 회복했고, 생산을 늘리려던 자동차업계와 반도체 업계는 서로 수급 불일치 상황에 처했다.

또 친환경·전장화 가속화로 ADAS(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 DCU(자동차 통합 제어장치), HUD(전방표시장치),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 전장부품 비중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현재 내연기관 차량용 반도체 수는 200~300개이지만, 자율주행차(3단계)에는 2000개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할 땐 주로 8인치 웨이퍼를 사용하는데, 반도체 업계에선 8인치 라인에서 TV, 모니터, 생활가전 등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생산을 늘렸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도 파운드리 업체들이 8인치 생산라인을 증설해 생산을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이미 반도체 생산라인들은 수익성이 높은 12인치 공정에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고부가가치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자동차 생산은 예상보다 67만2000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HS마켓은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19년 418억달러에서 2022년 553억달러, 2024년 655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MCU(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 중심으로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일레트로닉스 등 메이저 5개사가 주도했지만 대형 전기전자·IT 기업들이 자율주행과 AI 반도체 중심으로 자체 연구개발 및 활발한 인수합병(M&A),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위탁생산)와의 협력 등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전기·전자·IT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면서 주요 5개사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2017년 73%에서 2019년 49%로 감소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산업 생태계는 형성 초기 단계"라며 "선택과 집중으로 기회 창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AP, TCU(차량용 통신 장비) 등 일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 산업 생태계 기반이 미약하고, 완성차업계의 해외 업체 의존도는 높은 상황이다.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차 한 대에 수천개가 들어갈 만큼 규모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반도체·AI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에 의해 기술장벽이 높아지기 이전에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지원 및 완성차·반도체업계 협업 등 종합 대응 필요하다"며 "우리나라가 잠재적 경쟁력을 보유한 AP, C-V2X용 칩 등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핵심 시장인 자율주행 AI 반도체 시장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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