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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등돌리고 세계 전기차 1위 노리는 폭스바겐…5년간 62조 투자(종합)

등록 2021.03.18 05:21:00수정 2021.03.18 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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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차 100만대 인도…디스 회장은 "플랫폼 챔피언 될 것"

'각형 배터리 선택'…한국 배터리업체와 결별·중국 CATL과 손잡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폭스바겐이 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폭스바겐은 올해 전기차 100만대를 인도하고, 향후 5년간 약 460억 유로(약 62조원)를 투자, 늦어도 2025년까지 세계 e-모빌리티 시장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폭스바겐그룹은 1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연례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래 문제 대응을 위한 플랫폼 모델 활용 전략과 지난해 실적, 올해 사업전망,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늦어도 2025년까지는 e-모빌리티 시장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로 향후 5년간 e-모빌리티와 하이브리드 부문에 약 460억 유로를 투자한다.올해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100만대로 잡았다. 2030년 유럽시장 순수전기차 판매 비중도 70%로 이전 목표보다 2배 높였다.

플랫폼 전략도 더욱 강화한다. 폭스바겐은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MEB)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플랫폼은 현재 유럽과 중국, 미국에서 생산돼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2년까지 27종에 달하는 MEB 기반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중 보다 빠른 가속과 보다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이 가능한 PPE(Premium Platform Electric)를 기반으로 한 첫 번째 모델이 출시된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모든 브랜드와 세그먼트의 모델에 얹을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의, 완전히 디지털화되고 확장성이 뛰어난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새로운 플랫폼 로드맵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배터리와 충전, 모빌리티 서비스 등 네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그룹은 이를 통해 복잡성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와 브랜드 간 시너지를 활용한다.

폭스바겐은 아울러 미래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보하기 위해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재무 기반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폭스바겐그룹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은 "전동화와 디지털화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급진적으로 자동차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 두가지 주제에 있어 규모의 경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플랫폼 로드맵을 통해 그룹 내 협력관계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브랜드들의 강점을 한데 모아 미래기술을 더욱 빠르게 스케일업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설립한 카·소프트웨어 조직을 통해 향후 몇년 내 산하의 모든 브랜드들이 연결성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모든 브랜드의 소프트웨어가 카·소프트웨어 조직이 공급하는 VW.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자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비율이 현재의 10%에서 60%까지 증가한다. 카·소프트웨어 조직은 자율주행과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기술적 기반도 개발 중이다.

배터리·충전과 관련된 플랫폼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2023년부터 통합 셀을 도입해 전 세계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의 80%에 달하는 전기차에 통합 셀이 장착될 예정이다. 엔트리급 세그먼트에서 배터리 비용을 50%까지, 볼륨 세그먼트에서 30%까지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배터리 셀에 대한 수요가 충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룹과 파트너들은 2030년까지 총 2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기가팩토리 6곳을 유럽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럽과 중국, 미국에 공공 급속충전 네트워크의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와함께 폭스바겐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지 않는 각형 배터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무래도 파우치형이 주력인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은 "폭스바겐그룹은 새로운 모빌리티 세계에서 플랫폼 챔피언이 될 것"이라며 "그룹의 로드맵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그룹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역별로 주요 에너지원 사용과 규제환경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어 내연기관차량의 생산중단 일자를 확정 짓지 않았다.

그룹은 올해 이후 수익성을 더욱 개선해 궁극적으로 7~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판매량의 지속적인 회복과 비용절감 효과가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비(연구개발 및 설비투자금 제외)를 지난해 대비 5% 가량 줄이고, 자재비용도 7% 가량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그룹은 자동차 부문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율도 각각 6%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그룹 전체에 걸쳐 시너지를 더욱 폭넓게 활용하고, 향후 그룹 내 재무관리는 브랜드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모빌리티 플랫폼에 기반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아르노 안틀리츠를 선임했으며,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는 다음달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폭스바겐그룹의 야심찬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선 전동화와 디지털화,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해 자산과 자본을 할당하고 전용하는 데 주력할 것이며, 미래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수익과 비용과 관련된 대책을 세워 재무 기반을 확보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파워 데이' 행사를 갖고 자사 전기차에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배터리 탑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각형은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공급한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던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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