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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코로나도 못막는 '뮤지컬 한류'…中·日 진출 비결

등록 2021.07.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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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데빌', 중국서 10개도시 투어

'우주대스타' 상하이서 오픈런

'마타하리'는 이달말부터 일본서 공연

[서울=뉴시스] 중국판 뮤지컬 '더데빌'. 2021.07.13. (사진 = weibo @音乐剧 摇滚浮士德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중국판 뮤지컬 '더데빌'. 2021.07.13. (사진 = weibo @音乐剧 摇滚浮士德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그랜드 시어터. 한국 창작 뮤지컬 '더데빌'의 중국판인 '요곤부사덕(摇滚浮士德)'(Rock Faust)이 1800석을 매진시켰다. 지난 2014년 국내 초연한 '더데빌'은 한국에선 중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이번 중국 공연은 현지 시장에 맞게 대극장 규모로 확장했다.

중독성 강한 넘버와 화려한 조명 등 웅장함을 자랑하며 현지에 안착했다. 중국의 톱 뮤지컬 배우로 손꼽히는 리우링페이(刘令飞)를 비롯 라이징 스타 쟈판(贾凡) 등이 출연했다. 상하이 공연에 이어 지난달 우시에서도 공연을 성료했다. 이어 베이징(7월 23~25일), 닝보(8월 27~28일), 쑤저우(9월 3~4일) 등 중국 10개 도시를 투어한다.

#2. 최근 대학로에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초연을 성료한 뮤지컬 '우주대스타'는 현재 상하이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오픈런(종영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공연하는 형태)으로 현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코로나19도 한국 창작 뮤지컬의 중국 진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 투어 공연은 힘든 상황이지만, 현지 배우들이 공연하는 라이선스 수출로 위상을 계속 확인 중이다. 작년만 해도 '미아 파밀리아'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더 픽션' 등 한국 창작물이 현지에서 라이선스 공연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우주대스타' 중국 공연. 2021.07.14. (사진 = 별들의 고향, 포커스테이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우주대스타' 중국 공연. 2021.07.14. (사진 = 별들의 고향, 포커스테이지 제공) [email protected]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2016년 국내에서 초연한 EMK뮤지컬컴퍼니의 '마타하리'는 2018년 일본에 처음 상륙했고, 3년 만인 현재 라이선스로 재공연 중이다. 지난달 도쿄에서 성료했고 지난 10일부터 아이치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16일엔 오사카에서 개막한다.

뮤지컬은 일찌감치 K팝 다음을 이을 한류로 지목됐다. 코로나19 가운데 현지 투어 공연 등의 방식 대신 부담이 덜한 라이선스 등을 통해 기대에 부흥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더데빌' 역시 현지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관심을 보였다.

'더데빌'은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국내 팬층이 두텁다. 빛의 상징 'X-화이트(WHITE)'와 어둠의 상징 'X-블랙(BLACK)',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존 파우스트', 파우스트의 가장 아름다운 존재 '그레첸'의 이야기를 강렬하고 중독성 강한 음악과 함께 풀어냈다.

'더데빌' 중국 공연은 현지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그룹인 다마이(Damai), 마이라이브(Mailive) 그리고 어메이즈랜드 프로덕션(Amazeland Production)이 파트너사로 협력했다.

[서울=뉴시스] 중국판 뮤지컬 '더데빌'. 2021.07.13. (사진 = weibo @音乐剧 摇滚浮士德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중국판 뮤지컬 '더데빌'. 2021.07.13. (사진 = weibo @音乐剧 摇滚浮士德 제공) [email protected]

이들은 오디컴퍼니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레플리카(Replica) 버전을 중국에서 공연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한국 뮤지컬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중국은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 뮤지컬 시장에 관심이 많았다. 한한령 가운데도 한국 스태프들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 현지 작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더데빌' 공동제작사 ㈜페이지원(PAGE1)'과 ㈜알앤디웍스는 "지난 한국 공연 당시 중국 제작사 측에서 한국에 방문해 '더데빌'을 보고 꾸준히 미팅도 진행했다"면서 "라이선스 계약은 코로나19 상황 중에 이뤄졌으나, 중국 쪽에서 현재가 공연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라고 판단해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공연시장은 코로나19 악영향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상하이는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객석 100%를 운영하고 있다. 또 베이징은 75%, 우시·쑤저우·닝보는 100% 객석을 오픈하고 있다.

우리보다 공연 문화가 앞선 일본은 한국 뮤지컬의 몰입도와 감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백석의 시(詩)를 모티브 삼아 서정적인 이야기와 음악으로 팬층을 보유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지난 2월 일본 아사쿠사 큐게키 극장에서 공연한 것이 예다. '더데빌'도 중국 공연에 이어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태양의 노래' 샤이니 온유. 2021.05.14. (사진 = 신스웨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태양의 노래' 샤이니 온유. 2021.05.14. (사진 = 신스웨이브 제공) [email protected]

온라인에 강한 환경도 외국 뮤지컬 관객을 빨아들이는 힘이다.

해외에서 대본·음악을 구입해 재창작하는 '스몰 라이선스' 형태의 대표주자인 '몬테크리스토'는 지난달 일본어 자막을 달고 온라인 중계를 해 호응을 얻었다.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온라인 플랫폼 '메타씨어터'를 통해 공연을 날마다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샤이니 온유, 뉴이스트 백호, 데이식스 원필, 갓세븐 영재 등 인기 한류 아이돌이 대거 출연해 접속자 수가 꽤 많다.

'우주대스타'의 경우 개막 전에 유튜브에 인물과 넘버 소개 등의 영상을 올렸는데, 이를 본 중국 공연 관계자가 관심을 보여 계약을 맺는데 이르렀다.

'더데빌'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한국 뮤지컬이 흥행하는 이유는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스토리, 음악, 무대 그리고 테크니셜한 기술력까지 해외 작품 못지않게 완성도가 높은 공연이 많이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한국 뮤지컬이 중국 현지에 맞게 각색돼 공연의 작품성과 현지의 문화적 공감이 잘 결합돼 나타난 결과"라면서 "지난 몇년 사이 연극 뮤지컬을 보는 관객층도 확대돼 중국 뮤지컬 시장이 빠르게 커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 뮤지컬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사업이 더욱 활발히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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