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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한 소리에 마음까지 정화…빈 소년합창단[강진아의 이 공연Pick]

등록 2023.02.08 12: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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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빈 소년합창단이 한국에 올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올해 우리는 525주년입니다. 여러분과 의미 있는 해를 기념하고 싶습니다."

3년 만에 빈 소년합창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지휘자 마놀로 카닌이 준비한 종이를 들고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서툴지만 정확한 한국말에 웃음 가득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엔 '천사들의 합창'이 지상에 다시 내려앉았다. 하얀 단원복을 입고 무대 위 단상에 오른 소년들의 고운 목소리는 그 자체로 맑은 기운을 전파했다. 처음엔 무대가 커보이기도 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23명 보이 소프라노의 청아하고 아름다운 음색이 귀에 감돌며 마음을 정화시켰다.
[서울=뉴시스]지휘자 마놀로 카닌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빈 소년합창단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휘자 마놀로 카닌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빈 소년합창단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합창단원으로 활동한 슈베르트와 합창단을 지휘한 모차르트 등 빈 소년합창단과 인연 있는 음악가들의 곡부터 성가곡과 가곡, 영화음악 등 다채로운 곡들로 무대가 채워졌다. 때로는 밝고 활기차고, 때로는 차분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오가며 듣는 재미를 안겼다.

공연의 문을 연 건 익숙한 선율의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였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를 가사 없이 목소리로 구현하며 경쾌하게 출발했다. 무반주 합창으로 부른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은 극적인 곡의 분위기에 빼어난 화음이 어우러지며 짙은 인상을 남겼다.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의 한국인 단원 이연우 군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의 한국인 단원 이연우 군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각국의 민요로 꾸며진 2부는 합창단이 초대한 세계여행이었다. 매년 세계를 돌며 투어하는 이들은 오스트리아(카린시아)부터 뉴질랜드,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등 각국의 정서가 담긴 민요로 지구촌을 연결했다. 대미는 슈트라우스 일가의 폴카로 흥겨운 신년 인사를 건넸다.

예상치 못한 선물엔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이날 카닌의 한국어처럼 '깜짝 선물'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의 템푸와 시몬 단원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앙코르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의 템푸와 시몬 단원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앙코르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부 중반엔 일본 출신의 템푸 군이 홍콩 출신 단원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베마리아'를 솔로로 열창해 진한 감동을 안겼다. 프로그램엔 없는 곡이었지만 집중도는 최고였다. 2부에선 마라카스, 북, 기타, 탬버린 등 단원들이 직접 연주하는 악기로 풍성함을 더했다.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오스트리아의 시골 제비'에선 새소리를 내는 악기에 너나할 것 없이 귀가 쫑긋했다. 한국인 단원인 이연우 군은 튀르키예 민요에서 바이올린 솜씨를 뽐냈다.

춤추듯 유쾌하고 힘찬 카닌의 지휘도 에너지를 발산하며 흥을 돋웠다. 노래를 마친 후에 어색하게 꾸벅 인사하는 풋풋한 단원들의 모습엔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앙코르에는 '아리랑'이 어김없이 흘렀다. 1969년 첫 내한 이후 50여년간 한국과 인연을 맺어온 합창단은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노래로 여운을 안겨 왔다. '오 솔레미오'에 이어 세 번째 앙코르 곡인 영화 '시스터 액트' 메들리에선 율동과 함께 무대 앞으로 일렬로 나와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신나는 축제로 마무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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