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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티바 섬에서 읽은 소설이 자극" 바이런킴, 'B.Q.O.' 개인전

등록 2023.03.19 11:39:11수정 2023.03.19 11: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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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서 신작 공개

'Sky'전 이후 5년 만...4월23일까지

바이런 킴 작가.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런 킴 작가.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나는 내 몸과 새로운 관계 형성을 할 수 있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리는 바이런 킴 개인전(Marine Layer)은 일상을 기록한 '바다 추상화'를 보여준다. 서울점에서 선보인 'Sky'전 이후 5년 만의 전시다.

바이런 킴의 대표작은 '제유법(Synecdoche)' 시리즈로, 1991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이며 바이런 킴을 알렸다. 특히 '선데이 페인팅(Sunday Paintings)'은 작가가 2001년부터 매주 일요일에 제작해온 연작으로, 하늘 그림과 함께 일기 몇 줄을 써놓은 작품은 '일기 회화'로 각인됐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신작 역시 장소와 신체적 현존의 접합점을 탐구한다.

'B.Q.O.'라는 연작 제목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유명 소설의 세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 주인공 버튼(Berton)에서 B,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중 퀴케그(Queequeg)에서 Q, 호머의 '오디세우스'에서 오디세우스(Odysseus)의 O를 가져온 것이다.

각 서사에서 바다와 씨름하는 이 세 명의 영웅적 인물들은 작가가 2020년 1월 라우센버그 레지던시를 위해 캡티바 섬(Captiva Island)에 머물며 이 소설들을 다시 읽는 과정에서 그의 상상력을 자극했다고 한다. 플로리다 남부의 외딴섬에서 작가는 카약을 타고, 수영을 하고, 패들보드를 타며 한 달을 보냈다. 이러한 수중 환경에 놓인 작가에게 있어 소설 속 세 인물은 바다가 인간의 고군분투를 은유하는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새삼 상기시켰다고 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바이런 킴 개인전 'Marine Lay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갤러리 부산점 바이런 킴 개인전 'Marine Lay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각 'B.Q.O.' 작품은 수직으로 쌓아 올린 세 개의 캔버스 패널로 구성된다. 가장 위의 화면은 바다에서 바라본 하늘을, 가운데 화면은 물의 표면과 그에 반사되는 모습을, 그리고 가장 아래의 화면은 물속의 모습을 포착한다. 색조의 부드러운 변화와 섬세한 붓질은 추상화의 감각뿐만 아니라 물질적 특정성과 물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물의 힘에 대한 반응을 세 폭의 캔버스에 펼쳐 놓는 이 회화 연작을 통해 바이런 킴은 잠수라는 행위를 매개로 몰입적이고도 본능적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그의 '제유법'과 '선데이 페인팅' 작품들처럼 'B.Q.O.' 역시 결말 없이 진행되는 연작이 된다.

이러한 작업 틀에 대해 작가는 “나의 작업은 대부분의 경우 전체에 대한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다. "내가 이 세상 속 나머지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우리 모두는 우리보다 거대한 전체와 어떻게 연계되는지"의 호기심이 담긴 작품은 푸른 바다처럼 명상과 묵상 사이의 고요를 맞이하게 한다. 전시는 4월23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 바이런 킴 개인전 'Marine Lay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갤러리 부산점 바이런 킴 개인전 'Marine Lay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런 킴, 〈B.Q.O. 28 (Near Cove)〉,2022, Acrylic on canvas 208 x 15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런 킴, 〈B.Q.O. 28 (Near Cove)〉,2022, Acrylic on canvas 208 x 15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런 킴은?

1961년 캘리포니아 주의 라호야에서 태어나,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메인(Maine) 주의 스코히건 회화조각학교(Skowhegan School of Painting and Sculpture)에서 수학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거주 및 활동하고 있으며, 예일대학교 미술학부의 선임 비평직(senior critic)을 겸하고 있다.

2022년 스코히건 회화 부문 훈장(Skowhegan Medal for Painting), 2019년 로버트 드 니로 시니어 상(Robert De Niro, Sr. Prize), 2017년 구겐하임 재단 펠로우십의 순수미술 부문(Fine Arts Guggenheim Fellowship)을 수상했다. 1997년 조안 미첼 재단 기금(Joan Mitchell Foundation Grant)과 1995년 미국 국립예술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Award)을 수여받았다.

작품은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버클리 미술관(Berkeley Art Museum),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 샌디에이고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San Diego), 워싱턴 D.C.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워커예술센터(Walker Art Center), 그리고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등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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