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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학교들, 교직원 처우개선 파업으로 3일간 휴교

등록 2023.03.22 06:57:57수정 2023.03.22 07: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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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 수천명 폭우속 시위

학생 50만명 학습권 침해 우려

2019년엔 교사파업에도 학교 문 안닫아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로스앤젤레스 학교 파업에 참가한 영어교사 게리 오브라이언이 에반스 커뮤니티 성인 학교 앞에서 21일(현지시간)인플레이션에 따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로스앤젤레스 학교 파업에 참가한 영어교사 게리 오브라이언이 에반스 커뮤니티 성인 학교 앞에서 21일(현지시간)인플레이션에 따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 소속 학교들의 용역 노동자 수천 명이 교사들의 지지 속에서 21일(현지시간) 파업과 시위를 시작하면서 전국 제2위 크기의 이 교육구 학생들이 3일동안 휴교로 학습을 중단하고 있다.

용역노동자국제노조의 99지부에 속한 약 3만명의 노동자들은 임금인상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에 항의하며 이 날 폭우속에서도 항의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는 보조교사,  특수교육 조무원들,  스쿨버스 운전사, 각종 관리인들,  구내식당 종사원등 시설 관리자와 직원들이 교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 참여했다.

고용원 노조들은 21일 아침부터 임금인상과 인원 충원등을 요구하면서 시내 교육구청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교사들도 폭우 속에서 피켓을 들고 지지 시위에 가담했다.

일부 시위대는 "우리가 학교를 안전하게 지킨다.  우리를 존중해 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  교육구에는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25개 도시와 인근 여러 카운티의 학생 5만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거의 4분의 3이 라틴계 인종이다.

물리교사인 엄마 티파니 카플란과 함께 시위에 나선 아들 리브(6) 는 "모든 사람이 공평한 임금을 받기 위해 우리가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빠는 수학교사이다.  티파니는 "우리는 교사가족이지만 아이들을 학교에서 제대로 먹이고 안전하게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가 교육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을 지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관리인의 아내 리디아 바스케스는 남편과 함께  "우리가 미래다"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 그는 남편 봉급이 마지마으로 인상된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고 했다. 

파업에 참가한 수업 보조원 말리 오스트로(67)는 20년 전 시급 11.75달러로 채용되었는데 지금은 시급 16달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 동안의 물가인상이나 주거비 상승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이며 그 동안 업무량은 2개 클래스에서 5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스트로는 이 지역의 낮은 임금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모든 학교에서 용역직 기피로 필요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3만5000명의 교사, 상담교사 등 교직원을 회원으로 가진  로스앤젤레스 교사노조연합(UTLA) 지도부는 이번 파업에 동참하며 학교 용역노조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세실리 미아트크루스 UTLA 회장은 "학교 안에서 최저 임금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비하와 경시를 당하고 있는 동료 직원들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 참여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민주당 소속의 애담 쉬프 하원의원도 공동 기자회견에 나와서 이번 파업 참가자들이 "거의 빈곤층 임금"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학교의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사람들을 빈민으로 살게 두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LA 학교들, 교직원 처우개선 파업으로 3일간 휴교


하지만 알베르토 카르발로 교육감은 노조가 낮이든 밤이든 언제라도 만나주겠다는 자신의 제의를 무시하고 협상의 골든타임인 20일 밤을 넘긴 채 일방적으로 파업을 밀어붙였다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학교 파업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그런데 대면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파업을 피할 수가 없지 않나"하고 그는 말했다.

연합노조 99지부는 그러나 20일 밤 주 정부의 노동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교육청이 아니라 주 정부와의 의견차를 좁히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 중 LA교육구 1000여개 학교 가운데 150곳 정도는 학교문을 열고 있었지만  학생들이 갈 곳을 안내하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이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 십군데의 도서관과 공원,  일부 학생들이 점심 대용식을 받아가는 장소 등은 문을 열고  있다.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느라 허둥대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돌봄센터도 문을 열었다.

노조는 현재 평균임금이 연봉 2만5000달러인 LA카운티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주거비 급등으로 모두가 빈민으로 살 수 밖에 없다며 3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교사들은 2년 동안에 걸쳐 2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용역노조는 2020년 6월에 단체협약 시한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같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교사들의 계약도 2022년 6월에 끝났다.  노조는 지난 주에 지금과 같은 조건의 계약연장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9년에도 이 지역에서는 임금인상 요구로 6일 동안의 교사 파업이 있었지만 학교문은 닫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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