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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美입국 허용 말아야"…프리드먼 NYT기고

등록 2023.03.29 09:59:12수정 2023.03.29 10: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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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극단주의 연정 참가자 지키려고

민주주의 파괴하는 사법개편 밀어 부쳐

비합리적·비윤리적 지도자임을 보였다"

[텔아비브=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사법 개혁 반대 시위대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성명을 통해 "내전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면서 사법 개혁 입법 절차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23.03.28.

[텔아비브=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사법 개혁 반대 시위대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성명을 통해 "내전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면서 사법 개혁 입법 절차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23.03.2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 개편을 밀어붙이다가 유보한 것과 관련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네타냐후를 믿지 말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사태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중동 및 외교전문가인 토마스 프리드먼이 쓴 칼럼을 요약한다.

이스라엘 시민들이 일시적이나마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편 강행을 막은 것은 천만 다행한 일이다. 이번 일은 미국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드러냈다.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지도자가 비합리적이어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의 중요한 이익과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미국의 친 이스라엘 유태인 로비 단체가 사태를 다시 봐야 한다. 네타냐후는 “과정을 믿으라, 이스라엘은 건전한 민주주의”라고 크게 외치는 반면 “내가 나에 대한 부패 재판을 막기 위해 권한을 준 종교 광신자와 유태인 인종차별주의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속삭인다.

사람들은 오랜 정치인인 네타냐후를 믿었으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신임 이스라엘 정부가 출범한 첫날 과거에 시도한 적이 없는 극단주의로 치달을 것임이 분명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유태인들이 넘을 생각조차 않던 금지선을 마구 뛰어 넘으면서 요르단과 아브라함 협정을 위태롭게 만들어 건국 75주년을 맞는 이스라엘을 내전 직전까지 몰아갔다.

이스라엘 정부의 과격한 어젠다를 달성하려면 대법원부터 먼저 장악해야 했다. 네타냐후와 극단주의 연정 참가자들에 대한 유일한 브레이크를 “사법 개편”이라는 명분 아래 제거하려 한 것이다.

사법부를 복속하면 이스라엘은 헝가리, 튀르키예 등 선거를 통한 독재국가로 바뀔 것이다. 네타냐후와 급진 세력들이 최우선적으로 사법부 장악을 밀어붙이면서 내전 직전 상황까지 몰아갔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 개편 연기를 발표하고 한 달 가량 타협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켜볼 일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네타냐후가 국제 관계에서 비합리적 행위자의 표상이 된 것이다. 그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기가 어려워져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말을 믿을 수 없게 됐다.

우선 미국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군 최고사령부의 완전한 승인을 받지 않고 미제 무기를 사용해 이란과 헤즈볼라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네타냐후가 위험한 비합리적 인물이라는 주장은 다음과 같이 검증된다.

지난 50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매년 수십 억 달러의 경제 및 군사지원을 받아온 이스라엘의 총리와 그의 아들이 어떻게 미 정부가 총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의 배후라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네타냐후의 측근인 아들 야이르 네타냐후가 지난 주 이스라엘 우파 트위터 팔로워들을 향해 “미 국무부가 시위 배후이며 네타냐후를 몰아내 이란과 합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썼다고 예루살렘 포스트가 보도했다.

2주전 네타냐후 총리는 로마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고위당국자”라는 익명을 내세워 “시위에 수백만 달러가 든다...고도로 조직된 것”이라고 말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를 수행한 다른 고위당국자가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확인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란 여성 시위를 탄압하는 이란 정부와 흡사한 방식이다.

네타냐후와 그의 아들이 이란처럼 미국에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것은 부끄럽고 미친 짓이다. 두 사람이 사과하기 전까지 미국 입국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네타냐후가 비이성적 지도자라는 징후는 또 있다. 총리라는 사람이 이란이 2주면 핵폭탄급 우라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이스라엘의 아랍 동맹들을 상대로 외교관계를 맺는 상황에서 군대를 분열시키고 있다.

사법 개편 중단을 요구한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육군과 공군의 큰 몫을 차지하는 예비군들이 훈련을 거부하도록 만들었다.

하레츠지의 군담당 기자는 “해임 결정에 모든 고위 군당국자들이 충격을 받았다. 전, 현직 장교들이 소장과 준장들이 집단 사직해 미친 짓을 멈춰야 한다고 논의했다”고 썼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룬 최대의 외교적 성과 아브라함 협정을 사법 개편을 위해 희생시키며 종교적 광신도를 각료로 임명한 것도 그렇다. 베자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이 지난 주 파리에서 요르단과 서안 지역을 이스라엘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들고 팔레스타인이 “침공”했다고 주장하는 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바레인, 요르단 등 미국의 중동정책 핵심 지지국가들이 분노했다. 네타냐후와 일당들이 요르단을 흔들면 후폭풍이 클 것이다.

세 번 씩이나 탈세와 금융사기로 기소된 샤스당 지도자 아리에 데리를 보건 장관 겸 내무 장관으로 임명하고 다음번 조각 때 재무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1993년 그를 각료직에서 쫓아냈고 지난 1월에도 각료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네타냐후는 미국 납세자들 돈으로 50년 동안 지원한 이스라엘 재무부를 상대로 사기를 친 친구를 구하고 그를 재무장관에 앉히기 위해 사법 개편을 시도해왔다.

이는 이스라엘 납세자에 대한 모독이자 이스라엘 법제도에 대한 모독이며 이스라엘 대법원과 미국에 대한 모독이자 네타냐후가 도덕심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지도자라는 증거다.

미 정부, 미 의회, 미국 유태인 지도자와 로비스트들이 이스라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 군, 첨단기술업계, 대학교, 전통종교단체, 의사들, 간호사들, 공군 조종사들, 금융인들, 노동조합 및 정착민과 함께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할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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