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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터뷰]최종수 성균관장 "한국은 유교 종주국...국제기구 설립할 것"

등록 2023.04.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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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예법으로 국민 외면..."유교 현대화 계획"

인공지능시대에도 '인의예지' 유교 정신 필요

"MZ세대들도 유림 믿고 함께해 주었으면"

[서울=뉴시스] 최종수 성균관장 (사진=성균관 제공) 2023.04.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종수 성균관장 (사진=성균관 제공) 2023.04.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소위 '꼰대 문화'로 지적하는 유교의 예법은, 인의예지가 이어지는 우리나라 전통 약속입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잘못된 예법들이 마치 전통이라고 치부되는 바람에 가족 간 갈등을 만들었고 국민의 외면 받게 되었지요."

최종수(82) 신임 성균관장은 "유교가 특히 MZ세대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유교 본연의 가치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치게 법식화 된 예법, 그리고 잘못 알려진 형식들이 문제"라며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유교의 현대화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지난 17일 '제34대 성균관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 중 열린 선거에서 당선됐다. 득표율 90.52%로 압도적인 유림의 지지를 받았다.

경기도 과천 출신인 최 관장은 과천향교 전교, 성균관 부관장, 전국향교재단이사장협의회장, 전국문화원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3대에 걸쳐 향교 전교를 지낸 전통 유교 가정에서 자랐다"는 최 관장은 "어려웠던 시절 향교에 지게로 음식을 나르시며 석전을 모시던 아버님의 모습과 사랑방에 글방을 차려 천자문, 동몽선습을 익히게 해주신 부모님이 생각난다"고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임기 3년. 그가 내세운 공약은 유교 현대화 작업을 비롯해 성균관과 유도최총본부 중앙기구 통합, 유교 지원법 통과를 위한 조직 구성, 인재 육성 방안 강구, 정기적 학술대회 개최, 국내외 성지 방문 추진, 세계적 유교 기구 발족 등 총 7가지다.

그중 많은 유림의 공감을 받은 유교 현대화 작업을 위해 최 관장은 유교의 단점을 줄여나가면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종수 성균관장 (사진=성균관 제공) 2023.04.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종수 성균관장 (사진=성균관 제공) 2023.04.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 관장은 21세기 인공지능 시대에도 유교 정신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보다 다른 것들을 중시하면서 발생한다"며 '인의예지와 같은 유교의 덕목을 설명했다. "인의예지는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사람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고자 한 선조들의 경험이자 지혜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지향점이 유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MZ세대는 자기중심적이며, 자유주의적이기도 하다"며 "지금 인간 존중이 화두가 되는 공감의 시대에 유교의 가르침 중 '추기급인'(推己及人)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기급인'은 자기 처지를 미루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린다는 뜻이다.

"학습과 배움을 기본적인 자세로 삼아 옳은 것 바른 것을 찾고, 올곧게 실천해 내는 용기를 키우고, 타인에 대한 사랑, 배려, 존중, 소통, 공감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리더십을 키워가야 합니다.

최 관장은 "물론 그 바탕에는 유교의 힘이 필수"라면서 "MZ세대들이 유림을 믿고 함께해 주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 관장은 임기 중 유교의 세계화에도 관심을 두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 길이 다시 열린 만큼 동아시아 문화에 남은 유교 성지를 방문하고 교류하며 한국 유교 홍보와 성지 방문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성균관에 문묘가 있듯이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에도 문묘가 있지요. 앞으로 코로나와 같은 제약에서 벗어나 행보가 자유로워지면 유교 문화권의 문묘와 유교와 연관된 사적을 돌아보며 각 나라 유교의 모습과 영향력을 몸소 느끼고 체험할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최 관장은 21세기 유교 종주국 한국을 알리는 세계화 전략을 위해 국제기구를 한국에 설립해 한국 유교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중국은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유교 문화유산의 상당수가 훼손되고 멸실되었습니다. 같은 유교문화권이었더라도 유교가 끊임없이 전승되고, 유림사회가 살아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지금도 유교 문화를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가 활동하고 있고 유교 문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모든 요소가 한국을 21세기 유교 종주국으로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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