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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신병확보 한미 경쟁…"송환까지 시간 걸릴 듯"

등록 2023.03.31 18:22:54수정 2023.03.31 18: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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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고리차=AP/뉴시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25.

[포드고리차=AP/뉴시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25.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전 세계적 논란이 된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범죄인 인도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한국과 몬테네그로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미국이 몬테네그로와 범죄인 인도를 한 전례가 있다는 점과 외교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한국과 미국이 국제적으로 수배 중인 권 대표의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대표와 다른 한국인 남성 한모씨는 지난 24일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하여 두바이로 떠나려다 체포됐다. 현지 법원은 법원 출두를 위해 최대 30일까지 구금을 연장했다.

한국은 권 대표와 한모씨 두 명에 대해 인도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권 대표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법무부는 지난 24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검찰청(SDNY)도 권 대표가 체포된 직후 그를 투자자 기만·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시세 조작·상품 사기·증권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싱가포르 경찰도 권 대표가 800억원대 암호화폐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달부터 수사 중이다.

WSJ은 몬테네그로가 즉각 권 대표를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간의 외교적 절차와 현지 법에 따라 절차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 뉴욕주 브루클린 연방 검사인 자크 세멜맨은 “이 사건은 적어도 몇 달은 걸릴 것”이라며 “일부 사건은 몇 년까지 소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몬테네그로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아 미국이 불리하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권 대표가 한국으로 송환된 후 미국이 나중에 한국에 송환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뉴욕주 맨해튼 연방 검사인 브랜던 퀴글리는 "과거 연방 검사 시절 정식 송환 요청을 거치지 않고도 피고인들을 미국으로 송환한 경우가 있었다"며 "외교 절차와 해외 법 집행 기관과 좋은 협력 관계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해온 서울남부지검 대변인은 "한국 국적자는 한국에서 처벌받아야 하며 그것이 피해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권 대표가 국내 보다 형량이 더 높은 미국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에서 권 대표의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형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실제 송환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체포된 두 사람은 위조 여권를 소지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유죄로 확정되면 최대 5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권 대표 외에 5명은 2022년 5월 가상화폐 폭락과 관련한 사기 및 금융범죄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다.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도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한때 시가총액만 50조원이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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