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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압박 공세…마이크론 제재, 국방장관 회담 무산 여파?

등록 2023.05.31 17:46:07수정 2023.05.31 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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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태사령부, 中전투기 공격기동 영상 뒤늦게 공개

재무부는 '좀비마약' 공급망 관련 중국 기관 등 제재

국무부, 우주 전략 프레임워크 공개…中 겨냥 해석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3.05.31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3.05.31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미국이 중국 전투기의 공격성 기동 영상을 공개하는 한편 '좀비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생산과 관련해 중국 기관 등을 제재하며 대중 압박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며 손을 내미는 모양새였으나, 중국이 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사를 제재하고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거절하자 공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최근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에 '불필요한 공격 기동'을 했다며 관련 영상을 3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령부는 "중국군 젠(J)-16 전투기 한 대가 지난 26일 남태평양 공해 상공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중인 RC-135 정찰기의 기수 앞으로 비행하며 가로막았고, 미군 정찰기가 난기류를 통과해 비행하도록 했다"며 "당시 RC-135는 국제 공역에서 안전하고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중국군은 불필요하게 공격적 기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령부는 26일 발생한 사건을 나흘이 지나 직접 공개했는데, 하루 전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결렬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위급 대화 무산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류는 재무부와 국무부 등에서도 동시에 감지됐다.

같은 날 미국 재무부는 펜타닐 공급과 관련해 "개인과 기관이 불법 제조된 약품에 위조 상표를 찍어내는 장비 등의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중국에 있는 개인 6명과 기관 7곳, 멕시코에 있는 개인 3명과 기관 1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차관은 "미국 전역에 걸친 펜타닐 중독과 사망이 치솟는 데 영향을 미치는 공급망을 제재 목표로 삼고 있다"며 중국을 간접 겨냥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우주 외교와 정책 방향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25페이지 분량의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Strategic Framework for Space Diplomacy)'를 공개했는데, 이 역시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말 우주 정거장 '톈궁'을 독자 건설한 데 이어 최근 유인 우주선 선저우 16호 발사에 성공하며 미국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프레임워크를 통해 아르테미스 협정(미국 주도 국제우주개발 프로그램)을 포함해 상호 이익이 되는 우주 활동과 관련된 국제적 협력을 확대하고 파괴적인 반 위성 미사일 실험에 맞설 것"이라며 "책임 있는 행동을 장려하고, 미국의 국가 우주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원을 강화하며, 미국의 우주 능력의 국제적 이용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관계 해빙"을 언급하는 등 중국과 대화 복원에 힘을 쏟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21일 중국 사이버정보국(CAC)이 마이크론 제품에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자국 기업들의 해당 제품 구매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속내가 복잡해졌다.

중국 조치를 비판하면서도 대화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지켜왔는데, 내달 초 싱가포르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제20차 샹그릴라 대화(아시아 안보회의)를 계기로 추진해온 양국 국방장관 회담까지 무산됐다.

미국은 국무장관 방중과 정상회담 역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국방부는 탄커페이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현재 양국군 교류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전적으로 미국에 책임이 있다"며 "미국은 말끝마다 소통과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중국의 우려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물을 만들고 양국군 간의 상호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이는 소통에 주력하는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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