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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사일 공격에 키이우 건재…강화된 대공능력 덕분

등록 2023.06.02 10:49:47수정 2023.06.02 11: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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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드론 90% 요격…탄도미사일은 100%

S-300 등 구식 대공무기에 최신 서방무기 추가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미사일 요격율이 최근 90% 이상 100%로 늘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샤헤드 이란제 드론을 요격하는 모습. 2023.6.2.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미사일 요격율이 최근 90% 이상 100%로 늘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샤헤드 이란제 드론을 요격하는 모습. 2023.6.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는 지난 한 달 동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17 차례 공습했다. Mig-31 전투기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하고 아파트 단지 1곳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지대지 미사일도 쏘았으며 전폭기와 함정에서 수십 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200대 이상의 자폭 드론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매번 수십 발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해도 키이우에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거의 대부분을 요격했기 때문이다. 물론 요격된 미사일과 드론 파편이 떨어져 사람이 숨지고 시설이 파괴되는 피해가 발생한다. 1일(현지 시간)에도 미사일 파편에 맞아 어린이 1명 포함,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잘 견딜 수 있게 된 데는 첨단 방공무기와 구식 대공무기를 활용한 키이우의 대공 방어망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일 키이우의 대공 방어망을 상세히 소개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망은 최근 서방이 지원하고 있는 각종 무기들을 조합해 운영되고 있다.

키이우 외곽에서 대공 미사일 발사를 담당하는 호출명 리아비(26)이라는 미사일 사수는 “우린 쉬는 날이 없다”고 했다. 리아비처럼 미국이 지원한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발사 병력이 수백 명에 달한다. 더 많은 병력이 스팅어보다 훨씬 복잡한 패트리어트(미국 지원), 나삼스(NASAMS, 미국과 노르웨이 지원), SAMP/T(프랑스 지원) 대공무기를 담당한다. 그밖에도 독일이 지원한 게파르트 대공기관포와 소련제 대공무기도 사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정보국 안드리 유소우 대변인은 최근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이 “대공망을 소진하기 위해 전에 없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른 최근 미사일과 드론 요격률이 90%에 달하며 특히 탄도 미사일은 100% 요격하고 있다.

대공무기는 우크라이나가 준비하고 있는 대반격에도 필수적이다. 최신 무기들과 전선을 돌파하는 병력을 보호하는데 활용된다.

리이우와 동료 올렉(38)은 키이우 외곽 상공 10평방㎞를 담당한다. 사이렌이 울리면 키이우내 부대에서 외곽의 비밀 발사장소로 달려가 트럭에 탑재된 스팅어 미사일 덮개를 벗기고 발사 태세에 돌입한다.

“공중 표적이 다가오면 지휘관이 찾아내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린다”고 했다. 스팅어 미사일을 발사하면 발사 장소가 노출되기 때문에 2분 안에 이동해야 공격당하는 걸 피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럭 옆면에 그들이 요격에 성공한 횟수 만큼의 우크라이나 삼지창 문장이 찍혀있다. 첫 2개 문장은 전쟁 초기 러시아 전투기를 요격한 기록이다. 추가로 6대의 오를란 정찰 드론과 2대의 공격 헬기, 2대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한편 키이우의 방공 성공이 언제까지 보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출 미 정보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주력 대공무기인 러시아제 S-300 대공 미사일과 부크(Buk) 미사일이 소진되면 러시아가 제공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문서 유출 이후 서방은 새로운 대공 무기와 탄약 지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패트리어트 미사일 2개 대대가 지원됐다.

대공무기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시속 약 800㎞ 정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의 경우 요격 미사일이 열을 추적하거나 요격 요원이 발사한 레이저를 따라 요격한다.

탄도 미사일은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자체 유도 능력이 있는 요격 미사일을 사용한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지대공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미국이 지원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다. 패트리어트는 표적이 식별된 뒤 9초 이내에 발사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제한된 대공무기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비록 러시아의 정밀 유도 무기 수량이 부족한 상태지만 여전히 주기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 시작 이래 15개월 동안 5000발 이상의 미사일과 공격 드론을 발사했다. 그러나 러시아 지상군과 마찬가지로 공습을 통해서도 러시아군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대공 능력이 러시아의 공격력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군정보국의 유소프 대변인은 지난 3월부터 러시아가 민간 인프라스트럭처를 공격하는 전술을 바꿔 우크라이나의 반격 능력을 파괴하고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 시민들도 매일 밤 공포에 떨면서 조금씩 지치고 있다. 밤마다 자정 쯤 첫 공습 경보가 울리고 몇 시간 동안 지속된다.

인권운동가인 나탈리아 울리아니츠카(32)는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있으며 고양이와 함께 화장실로 간다”고 했다. 그는 겁이 나기보다는 화가 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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