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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국방 양자회담 끝내 불발…대만·군함 충돌 위기 등 설전

등록 2023.06.05 03:53:45수정 2023.06.05 06: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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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 4일 싱가포르서 폐막

美오스틴·中리상푸, 개막 만찬 때 악수

24개국 별도 비밀 회의엔 미·중 참석

[싱가포르=AP/뉴시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3일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제20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장관급 원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05.

[싱가포르=AP/뉴시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3일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제20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장관급 원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0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사흘 일정을 마치고 4일 폐막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미·중 국방장관의 양자 회담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다만 세계 주요 정보기관들이 가진 별도의 비공개 회의엔 두 곳 모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외신들에 따르면 2~4일 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 간 양자회담은 결국 불발됐다.

양국 장관은 2일 개막 만찬에서 조우해 짧은 인사와 함께 악수를 나눴지만 의미 있는 대화를 하진 않았다. 둘 다 미소를 띈 채 인사한 뒤 어색하게 돌아섰다.

미국 측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과의 대화를 제안했으나, 중국 측이 거절했다.

미국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이라고 주장한 것을 격추시킨 뒤 양국 고위급 공식 대화는 냉각됐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합의의 후속조치로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장관급 방문 계획이었던 지난 2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도 취소된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8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고, 중국 상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대화 재개 움직임도 보였지만 이번 회의에서 미·중 국방장관 간 만남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배경엔 미국이 리 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국 장관은 오히려 대만 문제 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특히 회의 기간 중인 3일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중국 군함과 140m 거리까지 근접 접근해 충돌할 뻔한 일이 발생해 긴장이 높아졌다.

리 부장은 4일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라는 주제의 기조 연설에서 "미국은 사리사욕을 위해 블록 대결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 지역의 지배권을 갖기 위해 '규칙'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미중 간 심각한 갈등이나 대립은 세계에 견딜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선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중국과의)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면 중국 근처에 군사 자산을 보내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앞서 오스틴 장관은 3일 연설에서 "대만을 둘러싼 전쟁은 파괴적이며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의 회담 거부와 관련해선 "악수는 실제 회담을 대체할 수 없다"면서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싱가포르=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연례 국방안보포럼인 제20회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06.05.

[싱가포르=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연례 국방안보포럼인 제20회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06.05.


이런 가운데 샹그릴라 대화와 별도로 열린 세계 주요 정보기관 24곳 당국자들의 비밀 회의가 열렸고,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회의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 수년 간 회의 때마다 별도의 장소에서 '신중하게' 주최했었다고 한다.

이번 회의엔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누가 참석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 미국 중심의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국방정책 고위 당국자들도 별도 회담을 가졌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싱가포르=AP/뉴시스]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 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3.06.04.

[싱가포르=AP/뉴시스]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 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3.06.04.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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