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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정책 변화없다"…美, 중국·대만 놓고 외줄타기

등록 2023.06.06 07:02:00수정 2023.06.06 1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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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하나의 중국' 정책 고수…입장 변화 없어"

美·中, 샹그릴라 대화서도 대만 문제 두고 대립각

美 행보, 中 부상 견제하면서 대만과 관계 과시 의도

[싱가포르=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연례 국방안보포럼인 제20회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06.05.

[싱가포르=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연례 국방안보포럼인 제20회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06.05.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중국과 대만 사이 외줄타기를 하던 미국의 최근 기류가 묘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오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인지 주목된다.

'하나의 중국' 지지한다는 美, 갈수록 中과 대립 고조

지난 4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은 대만해협에서 수십년간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왔다"며 미국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상 유지에 일방적인 변경이 없도록 (하나의 중국 정책은) 계속 보장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미중 간의 기류 변화가 감지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3일 세계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모인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웠다.

관심을 모았던 미·중 국방장관의 양자 회담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은 대만해협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의 강요와 괴롭힘을 미국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오랜 기간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쪽이든 일방적인 현상변경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공언했다.

특히 회의 기간 중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중국 군함과 140m 거리까지 근접 접근해 충돌할 뻔한 일이 발생해 긴장이 높아졌다.

전략적 모호성의 변화?…美, 中 견제 위한 기 누르기에 그칠 듯

미국은 중국과 1979년 국교를 수립하고 대만과 단교하며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표면적으로 인정해왔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더욱 유지해왔다. 중국의 목소리가 커질 수록 중국과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기를 꺼려했지만, 동시에 견제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그 결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대만을 선택했다.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이 위상이 높아질수록 대만과의 연계성을 높여 대만을 자유세계 안에 잔류시키려고 노력했다.

미국이 여러 차례 중국을 상대로 대만 방어 의지를 천명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개입하겠다는 약속도 수차례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의 대만 침공시 군사개입을 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그때마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수습에 나서 미국의 대만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국의 심기를 크게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대만과의 공고한 관계를 과시하려는 행보다.

일각에서는 대만 방어 발언과 관련, 미국이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놨다. 하지만 미국이 당장 중국과의 전면전을 선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고, 중국과의 전면전이 미국에게도 결코 '피해없는' 싸움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대만해협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일대 하늘과 바다를 정기적으로 통과하면서 영역 내 무력시위를 확대해 왔다.

이같은 미국의 활동도 전략적 모호성의 폐기와 대중 적대전략 보다는 중국의 커지는 목소리를 억제하려는 초강대국 미국의 기 누르기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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