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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서 유조선 계속 나포하는 이유?

등록 2023.06.06 0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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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핵합의 둘러싼 서방과 이란 간 갈등 연장선"

"이란 호르무즈서 존재감 과시…더 큰 충돌 가능성"

[AP/뉴시스]지난달 27일 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어드밴티지 스위트호가 2022년 12월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는 모습. 이란이 3일 호르무즈해협에서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는 최근 며칠 사이 이란에 의한 두 번째 유조선 나포라고 미 해군이 밝혔다. 2023.5.03.

[AP/뉴시스]지난달 27일 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어드밴티지 스위트호가 2022년 12월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는 모습. 이란이 3일 호르무즈해협에서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는 최근 며칠 사이 이란에 의한 두 번째 유조선 나포라고 미 해군이 밝혔다. 2023.5.03.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지난 10년 간 이란은 세계 무역의 중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운영자들에게 점점 더 많은 골칫거리를 안겨줬다. 미 국방부는 2021년 이후 이란에 공격을 당하거나 항해를 제지 당한 외국 상선이 15척에 달한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이란이 계속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나포 또는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신 미국안보센터 중동 안보 프로그램 연구 보조원 애로나 바이갈은 "이것이 순전히 우연이든 아니든, 유조선 압류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지 5년이 지난 즈음에 반복해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미국 등 서방과 이란 간 마찰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도널트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이란 핵합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2021년부터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됐지만,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파나마 선적 유조선 나오비 호 나포는 소유권 관련 법적 분쟁과 연계됐고 마셜제도 국적의 유조선 어드밴티지 스위트 호는 이란 선박과의 충돌로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달 3일 나오비 호, 지난 4월 27일 어드밴티지 스위트 호를 각각 나포했다. 

이에 맞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해군 사령관이 지난달 미국 군함을 타고 이 해협을 항행하는 무력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해협을 통과할 때 이란 혁명수비대 3척이 동시에 USS 폴 해밀턴호에 접근해 거리를 915m 이내까지 좁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브래드 쿠퍼 미 해군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이란은 지난 2년간 15척의 상선을 공격하거나 나포했다"며 "해운 업계가 이 지역의 경계 태세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우리는 이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상선 나포에 대해 이 지역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미 해군 제5 함대는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USS 폴 해밀턴이 포함됐다.

해리티지 재단의 선임 연구원 빅토리아 코츠는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할 때 당신은 몸집을 불린다"며 "이란은 더 대담해지고 있으므로 이란이 더 큰 규모로 도발 행위를 할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무흐 해협에서 이란의 위협 행위는 4일에도 이어졌다.

미 해군은 성명을 통해 4일 오후 무장 병력을 태운 이란 경비함 3척이 상선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상선을 위협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 미국과 영국의 해군이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USS 맥폴이 현장으로 이동하고 영국 해군의 호위함 HMS 랭커스터가 헬리콥터를 공중에 띄우는 등 사건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은 "이란 경비함이 상선 주변을 떠나면서 긴장감은 약 한 시간 만에 해소됐다"며 "상선은 더 이상의 사고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40㎞에 불과하며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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