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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렘가로 옮겨온 베르디 오페라…'일 트로바토레'

등록 2023.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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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포스터.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2023.06.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포스터.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2023.06.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국립오페라단이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아 '일 트로바토레'를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에 이어 베르디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다.

'일 트로바토레'는 '음유시인'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만리코를 가리킨다. 집시 여인 아주체나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귀족에게 복수하려다가 실수로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만다.

그녀는 제대로 된 복수를 꿈꾸며 귀족의 둘째 아들을 납치한 뒤 만리코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아들처럼 키운다.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만리코는 친형인 루나 백작과 레오노라라는 여자를 두고 경쟁하게 되며 복수와 사랑으로 뒤얽힌다.

국립오페라단은 작품을 새롭게 해석한다. 원작의 15세기 초 스페인 배경을 두 범죄조직에 점령된 현대의 미국으로 옮겨온다. '범죄와 내전으로 파괴된 도시'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만리코의 조직을 이민자들의 조직으로, 루나 백작의 조직을 백인 우월주의 집단으로 그려 두 세력 간 대립을 통해 인종차별과 폭력 등 동시대 사회 문제를 녹여낸다.

의상으로 두 형제의 대비를 극대화한다. 만리코는 후드에 청바지를 입고, 루나 백작은 제복을 연상시키는 가죽재킷을 입는다. 미국의 할렘가를 연상시키는 무대 디자인 역시 그래피티 등을 활용해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각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아리아부터 박진감 넘치는 합창까지 베르디의 음악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루나 백작 역엔 베를린 도이체 오퍼 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했던 바리톤 이동환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한 바리톤 강주원이 맡는다.

삼각관계의 중심이 되는 레오노라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2018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코지 판 투테'로 데뷔한 신예 소프라노 에카테리나 산니코바가 나선다. 만리코 역은 오스트리아 빈 폴크스오퍼 간판스타로 활약한 테너 국윤종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해온 테너 이범주가 연기한다. 아주체나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지선과 양송미가 맡는다.

연출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아틸라'를 연출한 세계적인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맡는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로 알려져 있는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이다. 지휘는 2017년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최우수상에 빛나는 신예 레오나르도 시니가 맡아 한국 오페라 무대 신고식을 치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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