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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英·伊 공동개발 6세대 전투기…'AI 기술'이 관건

등록 2023.06.09 10:33:15수정 2023.06.09 1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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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의한 데이터 해석, 상황 대처…조종사는 미션 관리자"

[도쿄=AP/뉴시스] 일본 정부는 9일 영국, 이탈리아와 2035년 도입을 목표로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미국 이외의 국가와 자위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2 전투기. 2023.06.09.

[도쿄=AP/뉴시스] 일본 정부는 9일 영국, 이탈리아와 2035년 도입을 목표로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미국 이외의 국가와 자위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2 전투기. 2023.06.09.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영국·이탈리아가 합작 생산하기로 한 차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공동개발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일·영·이 등 3국은 6세대 전투기를 만드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2035년 배치를 목표로 차기 전투기 공동개발계획인 '글로벌 전투항공프로그램(GCAP)'에 착수한다.    

미국의 F-35나 중국의 J-20 등 최신예로 꼽히는 전투기를 능가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 6세대기다. 아직 콘셉트는 명확하지 않지만 5세대기의 스텔스(상대방이 탐지하기 어려운 성능)에 더해 고성능 레이더와 센서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 수집, 무인기와 위성, 함정과의 네트워크 연동이 요구된다. 

닛케이는 "분명한 것은 전투기들이 서로 지근거리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거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회피하는 싸움이 주류가 된다는 점"이라며 "전투기가 여러 대의 무인기를 거느리고 비행하면서 적기 정찰이나 공격 등은 무인기가 주체적으로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왕립방위안전보장연구소(RUSI)의 트레버 테일러 교수는 "AI에 의한 데이터 해석이나 상황에 대한 대처가 중요해진다"며 "조종사는 미션의 관리자가 되어 전투기나 무인기가 자율적으로 비행하는 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6세대 전투기는 우선 고성능 레이더와 센서, 무인기 등이 수집한 대량의 데이터를 AI가 해석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파악한다. 그런 다음 직면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AI가 특정해 최선의 방법을 추천하고, 미사일 공격 등의 행동을 AI가 실행하는 3단계의 운용이 상정된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다만 인간의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AI가 공격을 실행하는 데는 국제적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일러 교수는 "조종사가 판단하고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상황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모호함이 적고 인간이 판단할 시간이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영·이 3국의 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에는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와 미사일 제조업체 MBDA를 비롯해 롤스로이스, 레오나르도 등 영국을 중심으로 600여개의 영국 기업이 참여할 전망이다.

BAE시스템즈,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이탈리아 레오나르도가 민간에 의한 기체 개발·설계나 최신 기술을 총괄해 일·영·이 3국의 민간기업으로 JV(공동기업체)를 설립한다.

이에 맞춰 일·영·이가 공동의 정부기관을 꾸려 안보 위협과 차기 전투기에 요구되는 능력 등에 대해 JV와 협의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는 일본 1개국, 유럽은 복수국이 참가하는 틀이기 때문에 JV는 영국이나 이탈리아에 설립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대략적으로 말하면 개발비 부담은 영국과 일본이 각각 40%, 이탈리아가 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CAP에는 스웨덴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참여하더라도 공동개발의 주체적인 멤버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공동개발 상대국으로 미국이 아닌 영국과 이탈리아를 택한 것은 미국이 기술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블랙박스 문제가 있어 방위장비품 개발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며 "유럽식 공동개발은 분명 개방적이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양면에서 영국과 이탈리아가 요구하는 선진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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