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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존노 "11월 카네기홀 공연…세계 클래식무대 활동 늘릴 것"

등록 2023.06.09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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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존노 ⓒSangwook Lee (사진=크레디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테너 존노 ⓒSangwook Lee (사진=크레디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11월 카네기홀 리사이틀은 한국에서 데뷔하고 처음으로 갖는 해외 무대에요. 코로나19가 시작될 무렵 한국에 들어와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제 해외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려 합니다."

2020년 '팬텀싱어'로 이름을 알린 후 국내에서 크로스오버 그룹 '라비던스'로 활동해온 성악가 테너 존노(32·노종윤)가 세계 클래식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존노는 미국 명문 음대인 존스홉킨스대 피바디 음악대학 성악과, 줄리어드 음악원, 예일대 음악대학원을 졸업, 정통 앨리트코스를 밟아온 성악가다. 코로나19가 시작될 무렵 한국에 들어와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재즈·팝·월드뮤직 등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보이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존노는 최근 본업인 클래식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코리아 뮤직 파운데이션 주최로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최근 발매한 클래식 앨범 '그리움'은 예약 판매량 1만장 기록을 세웠다. 올해 국내에서 발매된 클래식 앨범 중 최고 기록이다. 오는 18일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존노는 최근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발매한 자신의 두번째 클래식 앨범 '그리움'이 흥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한 부담"이라고 했다. "더 좋은 공연을 선사하고, 커리어적으로도 기대해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움'은 2CD다. 한 장에는 슈베르트·슈만의 가곡을 현악사중주로 재편성, 독일 가곡의 정수 19곡을 담았다. 다른 한 장에는 신곡 '시작하는 이들을 위하여'(윤자은 작곡)를 비롯해 '마중', '푸르른 날', '이화우', '고향의 봄' 등 한국 가곡 10곡이 감겼다. 한국 가곡들은 팬클럽 '힐링존'에서 '어린지'들과 소통하며 함께 선곡했다.

요즘 체력관리를 위해 복싱을 하고 있다는 그는 '식스팩 공개' 공약도 내놨다. "어릴 때부터 늘 별명이 '곰', '곰돌이 푸' 였어요. 느릿느릿 곰탱이 같은 인상이 있나봐요. 최근에 복싱을 시작했어요. 일정을 소화하려면 체력이 강해야 하거든요. 시작한 지 3, 4개월 됐는데  '그리움'이 2만장 판매를 돌파하면 식스팩을 만들어서 공개하겠습니다."
테너 존노 ⓒSangwook Lee (사진=크레디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테너 존노 ⓒSangwook Lee (사진=크레디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난 존노는 어린시절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했다. 만 1세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초등학교 입학 즈음 한국으로 돌아왔다.

"제 이름이 노종윤인데 미국인들이 어려워하는 발음이라 존이 됐죠. 그때부터 죽 존노였어요. 어릴 때는 제가 미국인인줄 알고 살았어요. 7살이 될 때까지 한국말을 거의 안 했다고 들었어요. 그러다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발음이 어눌하니 친구들이 저에게 '양키'라고 놀렸죠. 받아쓰기는 항상 꼴등이었고, 선생님들에게도 반말을 했던 것이 기억나요."

고등학교는 다시 미국 매릴랜드주의 미션스쿨로 진학했다. "한국에서 좀 적응했을 때 다시 미국에 가게 됐어요. 가니까 저 혼자 동양인이고, 문화차이도 있어서 적응이 힘들었죠. 밥도 혼자 먹고…. '은따'였죠."

정체성에 혼란을 겪던 시기 음악이 위로가, 출구가, 진로가 됐다. "고등학교 때 중창단 활동을 했어요.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다가오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내 자신에게 문제가 있구나', '도전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는구나' 깨닫게 됐어요. 그때부터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졌어요."

고3 때 우연히 들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순 도르마'는 그의 인생을 바꿨다.

"영상을 보는데 어느순간 제가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고요.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그걸 알았을 때가 고3이었으니 늦어도 한참 늦었죠. 집에서는 제가 당연히 신학대학을 가고, 목회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계셨죠. 반대는 안 했지만 피바디음대에 가면 성악을 하는 거고, 아니면 신학을 전공하라 하셨어요."

존노는 6개월간 간절하게 노력했고, 기적적으로 피바디 입학 통지서를 받았다. "쉽지 않았어요. 선생님을 찾고,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죠. 꼴찌로 들어갔을 거에요. 가능성을 봐주신 것 같아요."

이후에도 그의 음악 인생이 쉽지는 않았다. 피바디음대를 거쳐 줄리아드 졸업을 앞뒀을 때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이 동시에 왔다. "최악의 상황이었죠. 친구들은 졸업 후 바로 프로로 나서 공연을 하는데 저는 수술을 받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또 학교(예일대)를 가게 된 거죠."
테너 존노. ⓒSihoo Kim (사진=워너뮤직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테너 존노. ⓒSihoo Kim (사진=워너뮤직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2021년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첫 리사이틀이다. "1집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이었죠. 앵콜을 하는데 관객들이 부스럭부스럭 응원봉을 꺼내 흔들어주셨어요. 무려 예술의전당에서요. 울면서 노래했던 기억이 나요."

코로나19 시기 다른 성악가들이 고전할 때 '팬텀싱어' 출연을 통해 시작한 크로스오버 그룹 활동은 올해 4년차를 맞았다. 팬들의 사랑은 뜨겁지만 '이것저것 하지 말고 성악에 집중해 한 길만 파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도 이어졌다. "가끔 그런 조언들이 맞는 말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클래식 테너로서 대가가 될거야'라고 결심하면 그것만 파는 게 맞겠죠. 하지만 저는 대가가 되기보다 공감하는 테너, 위로를 주는 테너가 되고 싶어요."

그는 자신에게 위로를 준 오페라와 클래식을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다. "저를 발판 삼아 많은 분들이 클래식을 좋아해주시면 좋겠어요. 앞으로 더 노력하고 발전해서 세계적 성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늘 하고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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