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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유출' 트럼프 피소에…'적과의 동침' 나선 美공화 대선주자들

등록 2023.06.10 06:05:00수정 2023.06.10 1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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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사법 무기화…당선시 법무부에 책임 묻겠다"

팀 스콧 등도 트럼프 변호 나서며 공화당 결집 강화

아사 허친슨은 "대선에 큰 방해"…트럼프 하차 요구

[텍사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2023.06.09. *재판매 및 DB 금지

[텍사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2023.06.0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차기 미국 대선 공화당 내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가운데, 공화당 예비 대선 주자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편에 서기로 선택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진단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 법무부가 국방부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기소는 마이애미 연방 지방 법원의 대배심에 의해 제기됐다. 이에 공화당의 대권주자들은 이번 일을 두고 연방정부가 사법당국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사법당국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8일 디샌티스 주지사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법무부에 책임을 묻고, 정치적 편견을 없애고, 법무부의 무기화를 완전히 종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비록 경선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공화당의 결집세를 강화하려는 행보다.
[마러라고·미들랜드=AP/뉴시스] 지난 4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달 6일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조찬 행사에서 연설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모습. 2023.06.09.

[마러라고·미들랜드=AP/뉴시스] 지난 4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달 6일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조찬 행사에서 연설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모습. 2023.06.09.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도 자신이 당선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법치를 회복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라마스와미는 "두 개의 사법 체계"가 있다며 사법당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다른 기준에 따라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마스와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이번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훨씬 쉬웠을 것이지만, 난 정치보다 원칙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미 공화당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몇년간 우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무부의 무기화를 목격해왔다"며 "(자신이 당선되면)우리 시스템의 모든 불의와 불순물을 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의의 여신은 눈가리개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리마스와미의 지적처럼 사법 체계가 양당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화당 주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민주당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어떤 후보가 대선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버티는 민주당과 상대해서 승리해야 할 정치적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같은 전략을 취한 것은 아니다.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이 공화당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선 하차를 요구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 추정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진행 중인 형사 절차는 (대선 과정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호를 통한 결집세 과시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밀어냄으로써 잠재적인 위험을 떨쳐내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체성을 분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부로부터 어떤 판단을 받더라도 공화당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만들려는 심산이다.

지난 6일 경선 행보에 오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도 이와 유사한 선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문제에 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트위터에 "기소장이 발표될 때까지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자"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는 않다. 사실이 밝혀지면 더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썼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시절 고의로 반출한 기밀 문서를 퇴임 뒤 플로리다주 자택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또 연방수사국(FBI)이 플로리다 자택 압수수색에 나서자 기밀 문서를 빼돌리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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