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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등록 2023.06.1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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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사진=한겨레출판사 제공) 2023.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사진=한겨레출판사 제공) 2023.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우간다 아캄펜섬은 과거 이 지역 여성들의 낮은 사회적 지위를 보여준다. 처녀성을 잃지 않은 딸은 비싼 결혼 지참금을 받을 수 있는 값비싼 상품이었지만,

결혼 전에 임신한 여성은 가족의 잠재적 수입을 빼앗은 데다가 먹여 살릴 입을 늘린 죄인이었다. 그들은 먹을 것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는 이 외딴섬에 유배되어 굶어 죽거나,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랫동안 젊은 여성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던 아캄펜섬은 분요니호수의 수위가 계속 높아짐에 따라 머지않아 물 아래로 사라질 예정이다.

한때 화려한 영광을 누렸으나 이제 누구도 찾지 않는 장소, 폐허는 아무 쓸모도 없다고 여겨지지만, 사실 쓸모 있는 교훈이 가득하다.

쓸모없는 장소들은 덧없음과 소진, 흥망성쇠, 산업화와 환경, 인류의 오만, 신뢰할 수 없는 기억과 기념에 관한 교훈을 준다.

폐허는 미래를 읽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자연 앞에 한없이 무력하면서도 자연을 파괴하는 오만, 여성ㆍ정신병자ㆍ흑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가혹한 차별을 묵묵히 증언한다.

책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한겨레출판사)에는 이색 명소 전문가로 알려진 트래비스 엘버러가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곳을 통해 흑역사의 세계로 이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쓸쓸한 최후를 암시했지만 끝내 파국을 맞은 장소들.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지 못해 폐허가 된 공간들, 한때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지였지만,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곳들, 차별과 혐오 등 시대 어둠을 증언하는 공간들을 안내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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