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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火키운 화풀이길 가지치기…짜증·체증 유발]

등록 2014.08.30 23:26:55수정 2016.12.28 13: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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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30일 오전 모처럼 주말 나들이를 시작한 청주시민 정모(41)씨 가족.

 이들의 상쾌했던 기분은 집을 나선 지 30분 만에 무겁게 가라앉고 말았다. 정씨의 주말 첫 일정을 망친 주범은 청주시가 벌이는 '대낮 가로수길 가지치기'였다.

 이날 오전 9시28분 KTX오송역에서 열차를 타고 상경해 낮 12시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한 후 다음 날 오후 청주로 돌아오는 것이 정씨 가족이 세운 8월 마지막 주말 계획이었다.

 승용차를 몰아 오송역으로 이동하던 중 일명 '화풀이길'로도 불리는 '청주 가로수길'에 들어선 지 5분 만에 정씨는 영문도 모른채 도로 위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추돌사고가 났나보다'라고 생각하며 하릴없이 10여 분을 허비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편도 2차선(가변차선까지 포함하면 3개 차선)을 가로막은 것은 버즘나무 가지치기 작업 인부를 실어나르는 크레인이었다.

 공사중임을 알리는 알림판도 없었고 차량 추돌사고를 막아야 할 안내요원은 작업장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멈췄던 차량 수백대가 뒤엉키는 바람에 한동안 재출발하지 못했고 정씨 가족은 그만 열차를 놓치고 말았다. 10시 30분 열차표까지 매진되는 바람에 정씨 가족은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꼬박 2시간을 오송역사 안에서 허비한 정씨 가족은 애초 출발 예정시각보다 2시간이나 늦은 11시36분 열차를 타야했다.

 참다못한 정씨는 청주시청에 전화를 걸어 "비교적 여유있게 집에서 출발했고 오송역으로 향하는 정상적인 노선으로 이동했는데도, 예기치 않은 '공사'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가지치기 작업이 차량통행이 많은 대낮에, 그것도 도로를 통째로 막고 벌여야 할 정도의 화급한 것이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뉴시스는 교통량이 많은 시간에 가지치기 작업을 강행했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알아보려 했으나 청주시청 당직실에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작업을 관리감독하는 산림과 간부직원은 휴일이어선지 사무실 전화는 물론 휴대전화도 받지 않았다.

 시는 앞서 흥덕구 복대동 죽천교∼청주나들목 구간의 '위험수목' 407그루를 정비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난 26일 냈다.

 여름 가뭄에 말라죽은 나뭇가지가 강풍이나 집중호우 때 도로에 떨어져 차량운행을 방해할 수도 있는 점을 예상한 조처다.

 시가 이 작업을 끝내는 시점은 다음 달 20일이다. 차량 통행량이 적은 이른 아침으로 작업시기를 조절하지 않는 한 시간에 쫓기는 운전자들은 예기치 않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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