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도지원 "사람을 바뀌게 하는 건 사랑"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오픈카 뚜껑을 열고 달릴 때 '이문학'(손창민)은 "타고 계신 여성분들 머리카락 날리지 않게 두르라"며 스카프를 하나씩 건네준다. 이문학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에서 독자 사은선물로 만든 스카프다.
지난 14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도도한 커리어 우먼 '김현정'으로 출연한 도지원(49)은 "현정을 변하게 한 것은 이문학"이라며 "사람을 바뀌게 하는 한 가지는 사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정이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에요. 아버지가 떠나고 엄마와 동생을 향한 책임감으로 모든 짐을 혼자 다 짊어지고 살았던 거죠. 독하게 성공만을 보고 달려야 했고 아버지 때문에 남자를 믿지 못했어요. 당연히 사랑 같은 건 모르고 살았죠."
"책을 받고 갑자기 이문학이 제 얼굴 앞으로 가까이 다가와요. 도도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던 현정이가 당황하게 되죠.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게 된 장면이에요. 그게 현정이의 첫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1화에 나온 현정이에게서 생각지도 못했던 얼굴이 나오잖아요. 밝고 해맑게 웃고. 그게 원래의 현정이라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억지로 감춰 왔지만 그걸 꺼내 준 사람이 이문학이었어요"
"이렇게 풋풋하고 애잔한 사랑연기는 저도 처음이었어요. 저희 나이에 그런 대본이 없잖아요. 사실 저도 작가님이 이렇게 그려주실 줄 몰랐죠. 어느 누구도 시도 안하는 연기를 저희는 시도했고, 이 나이에도 시청자들에게 설렘과 '심쿵'과 달달한 감정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이었죠."
데뷔 후 처음으로 부드럽고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마친 도지원은 "이제는 어떤 배역이든 주어진 것은 다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너무나 가린 게 많았다"는 고백이다. 한 가지 역할을 끝내면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역을 좇아가며 살았기 때문이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참 큰 사람들과 일을 했고, 그게 저라는 사람을 자라게 하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마친 작품이에요. 이렇게 여러 역할을 다 해 봤으니 같은 캐릭터라고 할지라도 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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