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회

프로포폴 132차례 불법주사…강남 산부인과 원장 적발

등록 2015.11.30 08:48:46수정 2016.12.28 15:59:3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몽롱한 상태에서 의사가 더 맞으라고 권유"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유흥업소 종업원 등에게 일명 '우유주사'라 불리는 마약류 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여해준 산부인과 의사가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여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강남구 논현동의 A산부인과 원장 황모(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황씨로부터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받은 유흥업소 종업원 박모(35·여)씨 등 여성 5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 원장은 프로포폴 투약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들에게 시술 등을 빙자해 2011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132차례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황 원장의 개인통장 계좌 내역을 통해 확인한 것만 132차례다. 현금 거래 등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범행 횟수와 투약자들은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원장은 1회당 프로포폴 20㎖를 투약하면서 30만원을 받았다. 한 사람에게 하루에 많게는 4~5차례 프로포폴을 투약해 주기도 했다.

 일부 투여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마취에서 막 깨어나 몽롱한 상태로 회복실에 있을 때 황 원장이 와 추가로 더 맞을 것을 권유했다.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지인에게 전화해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반복해서 프로포폴을 주사해줬다"고 진술했다.

 붙잡힌 이들 가운데 2~3명은 약물 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입건된 투여자 중 3명은 유흥업소 종업원이고, 나머지 2명은 무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직인 2명 가운데 한 명은 전직 걸그룹 멤버였다.

 이들은 약물 중독에 빠져 지인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박씨는 수억원의 빚을 지면서까지 약물을 투여했다. 박씨는 이 병원에서만 100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은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프로포폴을 맞을 수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났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박씨의 어머니가 "딸이 프로포폴을 맞고 다니고, 이 때문에 수억원의 빚을 졌다"고 신고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황 원장은 "시술을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한 것이다. 고의로 프로포폴을 주사한 것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을 지난 24일 검찰에 송치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