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면세점 사업권, 특허냐 특혜냐

등록 2016.02.10 09:00:00수정 2016.12.28 16:35: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와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4일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2015.10.0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와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4일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2015.10.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면세점 특허권은 당초 결격 사유가 없으면 10년마다 연장했다. 이후 지난 2013년부터는 5년 의무 입찰제로 변경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5년 의무 입찰제로 제도가 변경되더라도 기존 사업자들의 특허권을 쉽게 빼앗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신청과정에서 기존 면세점 사업자 2곳이 특허권을 신규 사업자에게 내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상 면세점의 최대 강점인 '사업 안정성' 부분이 훼손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은 이 때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기존 사업자가 5년마다 정부의 의지대로 변경될 수 있다면 누가 면세사업에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로 요약되는 볼멘소리도 다수 나왔다.

 ◇면세사업은 황금알을 낳은 거위일까…현장에서는 "아니요"

 가장먼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면세산업이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 여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은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면세사업 부문에서 대기업들이 높은 매출 증가율을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식에 대해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아니다'라고 단정한다.

 최근들어 면세점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존 면세점도 적자를 지속하면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 내 면세점 사업부는 지난해 32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7.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손실액은 206억원에서 367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용산 면세점을 유치한 뒤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같은 기간 57.5%나 줄었다. 당기순손실이 24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와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업체들이 마케팅비를 지속적으로 지출하면서 출혈이 커진 측면이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5년이라는 기간동안 면세시장에 들어온 신규사업자들이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 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권은 특허일까 아니면 특혜일까.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평일에도 불구하고 쇼핑 나온 중국인 관광객들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유커(중국인 관광객) 21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추산하며 작년 중국 국경절 연휴 당시보다 30% 증가한 규모라고 30일 밝혔다. 2015.09.30.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평일에도 불구하고 쇼핑 나온 중국인 관광객들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유커(중국인 관광객) 21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추산하며 작년 중국 국경절 연휴 당시보다 30% 증가한 규모라고 30일 밝혔다. 2015.09.30.   [email protected]

 면세점 사업권이 특허인지 대기업에 주는 특혜인지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면세점 특허권이 정부가 재벌에 대한 특혜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국내 면세시장의 80%가 넘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삼는다. 사실상 대기업이 독과점 시장을 형성했다는 것.

 또 매출액 대비 0.05%의 특허수수료를 내고 있는 점도 정부가 기업에 내준 특혜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업자의 연간 임대료 지불금액이 매출액의 30% 이상이라는 점과 지난해 면세점 시장 규모가 8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55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터무니없이 적은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면세점 업계 측에서는 독과점 논란에 대해 경쟁력 있는 일부 기업만 시장에서 생존했고 자연스럽게 점유율이 오른 것일 뿐 정부에서 특혜를 준 것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면세점 업계 측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하면서 30개까지 늘었던 면세점이 정리되고 현재 10여개 면세점만 살아남은 사실을 전제로 삼았다.

 면세점은 직매입을 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 규모가 클 수록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규모가 클수록 매출이나 실적확보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대기업 등은 시장에서 살아남았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도태됐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정재완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는 "면세점을 두고 특혜 시비가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 특허라는 진입장벽 때문"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을 없애야지 이를 그대로 특허수수료 등을 인상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5년마다 갱신되는 면세점 특허권은 논쟁의 중심에 있어

 정부는 면세점 사허권을 비롯해 면세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중 가장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문제는 면세점 사업권 기간 연장 또는 유지 여부다.

 10년에서 5년으로 줄였을 당시와 현재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면세점 사업자들은 언제 자신들의 면세점 사업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관세청의 결정은 매출이 좋고 투자가 많아도 정부가 원할 경우 언제든 사업권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말로 요약된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48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3위 자리를 지켜냈지만 힘한번 못써보고 사업권을 박탈당해버렸기 때문이다.

【인천공항=뉴시스】조성봉 기자 = 중국 국경절을 맞아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국경절인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유커(중국인 관광객) 21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추산돼 중국의 방한 관광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며, 이 수치는 작년 중국 국경절 연휴 당시보다 30%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2015.09.30. suncho21@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조성봉 기자 = 중국 국경절을 맞아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국경절인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유커(중국인 관광객) 21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추산돼 중국의 방한 관광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며, 이 수치는 작년 중국 국경절 연휴 당시보다 30%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2015.09.30. [email protected]

 문제는 5년마다 한 번씩 면세점 특허권 심사가 이뤄진다면 면세점 사업자들이 5년 후에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허수수료 인상' 등이 실시될 경우 면세점 사업자들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할 공산도 크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기존 사업권을 빼앗는결정으로 한국 면세점의 최대 강점인 '사업 안정성'의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매출이 좋아도, 투자가 많아도 면세점 특허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5년 후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향후 대규모 투자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기존 대형 사업자는 시내점의 현금 창출력을 통한 해외 확장이 부담스러워 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지 여부도 '관심'

 면세점 사업이 주목받게 된 이유중 하나는 중국인 관광객 때문이다. 과거 일본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많이 방문했을 때는 면세점 사업이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밀려들어온 시점부터 면세 사업은 발전 유망한 사업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일본인과 달리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이 지갑을 열자 면세사업이 급부상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면세사업도 유명한 사업군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2014년에는 2013년과 비교할 때 60% 증가했다. 단순 수치 계산으로 30% 가량 성장둔화다.

 신라면세점도 성장 정체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12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2014년에는 28%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 정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로 들어와야 할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이나 태국 등지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