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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라크 시위대 의회 난입사태 촉발한 시아파 성직자 알사드르 누구?

등록 2016.05.01 09:22:32수정 2016.12.28 16: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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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프=AP/뉴시스】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4월 30일(현지시간) 나자프에서 "정부와 의회가 개혁을 단행하지 못하면 분노한 나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쳐들어갈 것"이라고 연설하고 있다. 그의 발언이 나온 후 실제로 수 백명의 시아파 신도들이 이날 수도 바그다드의 보안강화지역인 그린존 내 의회에 난입해 점거시위를 벌였다. 2016.05.01 

【나자프=AP/뉴시스】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4월 30일(현지시간) 나자프에서 "정부와 의회가 개혁을 단행하지 못하면 분노한 나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쳐들어갈 것"이라고 연설하고 있다. 그의 발언이 나온 후 실제로 수 백명의 시아파 신도들이 이날 수도 바그다드의 보안강화지역인 그린존 내 의회에 난입해 점거시위를 벌였다. 2016.05.01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30일(현지시간) 시위대의 의회 난입사태가 벌어지면서, 이를 촉발시킨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42)에 관심이 세계의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시위대 수 백명이 의회에 난입해 점거시위를 벌이자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CNN 등에 따르면,이번 시위는 이라크 최대 종파인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48)가 나자프에서 연설을 통해 정부와 의회 등 기득권 세력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개혁과 부패타파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지지자들이 관공서에 쳐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빚어졌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수 백명의 시아파 신도들이 실제로 수도 바드다드의 초강력 보안지대인 그린존으로 몰려가 장벽과 철조망을 무너뜨리고 국회의사당에 납입해 점거 시위를 벌인 것이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 가스를 발사하기도 했지만 시위대가 계속 그린존 내로 밀려듦에 따라 저지 노력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는 지난 수 개월 간 이라크의 부패를 개혁하고 비효율적인 정치 시스템을 개혁할 것을 요구하며 연좌 시위 등 시위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정부 부처와 외국 대사관들이 밀집한 그린존의 차단벽을 무너트리고 안으로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이라크의 존경받는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메드 사데크 알사드르의 아들이다. 사데크 알사드르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반정부 투쟁을 이끈 투사로도 유명하다. 그의 3남인 알사드르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인 2003년 4월 자신의 무장조직 '마흐디 민병대'를 동원해 시아파 성지 나자프를 장악한 뒤 2004년 2개월간 미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면서 반미투쟁의 선봉으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알사드르는 미군에 쫓겨 2006년 말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으로 망명했다.

 이란에 머물면서 이라크 내 지지자들을 원격 조정해온 그가 귀국한 것은 만 4년만인 2011년이다. 그가 귀국하자마자 자신의 고향이자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를 찾았을 당시 3000여명의 지지자들이 그의 집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며  “장수를 기원한다”며 환호했을 정도로 그는 시아파 신도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바그다드=AP/뉴시스】이라크의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30일 바그다드 그린존의 차단벽을 넘어 이라크 의회로 난입,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정부 시위를 벌여온 시위대가 그린존 차단벽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5.1

【바그다드=AP/뉴시스】이라크의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30일 바그다드 그린존의 차단벽을 넘어 이라크 의회로 난입,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정부 시위를 벌여온 시위대가 그린존 차단벽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5.1

 과거 반미 유혈투쟁을 벌였던 알사드르는 지난 5년간 나자프를 중심으로 이른바 시아파 근본주의의 풀뿌리 운동을 벌이며 비교적 조용히 지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경제개혁,정치개혁, 부패타파 등을 요구하면서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그린존 앞에서 수 주일동안 정부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천막농성을 벌인 끝에 결국 3월 27일 그린존 입성을 허용받아 알-아바디 총리를 직접 만나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적도 있다.

 이라크는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정치 위기로 이슬람국가(IS)에 대처하고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위기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사드르의 지지자들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도입된 정치 시스템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라크는 현재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세력의 대립 속에 부패가 만연해 있고 공공 서비스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의 개혁 노력도 세력 간 대립으로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라크 안팎에서는 알사드르의 재부상으로 인해 가뜩이나 취약한 하이데르 알-아바디 정부의 기반이 흔들리고 종파 갈등이 다시 촉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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