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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사고 진상규명조사]진상규명委 "구의역사고는 불완전한 안전시스템이 원인"

등록 2016.07.28 14:50:40수정 2016.12.28 17: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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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끝마치고 압수품을 나르고 있다. 경찰은 최근 구의역과 지난해 강남역에서 각각 발생한 승강장 안전문(PSD) 안전사고와 관련해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서울메트로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2016.06.0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끝마치고 압수품을 나르고 있다. 경찰은 최근 구의역과 지난해 강남역에서 각각 발생한 승강장 안전문(PSD) 안전사고와 관련해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서울메트로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2016.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사고는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을 둘러싼 기술적 문제와 관제시스템 부재, 인력부족 등 '불완전한 안전시스템'이 불러온 참사였다.

 구의역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달 8일부터 35일간 진행한 진상조사를 마치고 28일 '구의역사고 조사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사고는 원인을 물적·인적·관리적 요인이라는 3가지 영역에서 찾는다"며 "구의역 사고는 물적 안전성도 낮은데 인적요인과 관리적요인까지 부실하게 설계되고 관리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적 요인으로는 스크린도어의 기술적 문제점이 제기됐다.

 지하철 1~4호선 운전시스템은 자동화되지 않은 ATS(자동정지장치)나 ATC(자동제어장치) 시스템이다. 열차운행과 스크린도어를 자동으로 연계시킬 수 없어 고장 발생 시 기관사와 역무원, 유지관리업체 3자가 유선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또 주요부품에 대한 품질기준조차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를 최저가낙찰방식으로 발주해 공사가 허술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일부업체가 완공 전 부도를 맞는 등 부실시공이 높은 고장률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3자간 공동 작업이 필요하지만 서울메트로에 스크린도어 관제시스템은 없었다.

 그동안 서울메트로는 2011년과 2013년 스크린도어 관제 구축사업을 추진했으나 지하철 1~9호선 구축, 본사 이전 등 중장기 사업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쳤다. 2013년 성수역 스크린도어 사고 이후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장애현황 수집시스템'을 설치했으나 위원회가 지난달 14일 확인한 결과 4개 설치업체의 설비시설 간 상호 신호연계가 되지 않았다. 120개 역사 중 63개역은 통신이 두절된 상태였다. 이를 모니터링하도록 한 담당자나 알림을 확인할 직원도 없었다.

 유지관리업무에 필요한 인력 산정은 부실하게 이뤄졌다.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 용역계약을 설계하면서 업무 특성이나 작업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종업체인 유진메트로컴이나 시스템이 다른 도시철도공사 등의 인력기준을 적용했다. 2인1조 작업이 불가능한 인력기준인 역당 1.29명이 이렇게 산출됐다.

 지난해 강남역 사고 이후 2인1조 작업을 위해 서울메트로는 역당 1.58명 수준의 인원 충원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은성PSD가 요청한 28명에 크게 못 미치는 17명만 충원됐으며 이마저 안전업무에는 9명만 배치됐다.

 위원회는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업무 외주화가 이같은 총체적 난국의 위협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서울메트로는 용역업체의 수행 내용에 대해 한 번도 현장확인을 하지 않고 서류로만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2인1조 작업 준수나 허위작성 여부는 검토조차 안 됐다. 안전교육과 비상복구 훈련 등에 대한 정기적·체계적 과정도 없었다.

 서울메트로의 안전이 취약하게 된 배경으로 위원회는 1997년 이후 추진된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라는 정부정책을 지적했다.

 사고원인과 관련해 위원회는 ▲스크린도어-전동차 간 정보연계 시스템 구축 ▲안전관리업무 전담조직 구성 ▲호선별·코레일 간 기술검토 ▲점검반 편성 ▲2인1조 가능한 조직진단 ▲스크린도어 현장·열쇠관리·장애접수 등 업무 내규 규정 ▲서울시-서울메트로 간 합동 안전대책 이행 상설화 ▲동종·유사사고 예방을 위한 상설 통합조사기구 설치 등을 제시했다.

 불완전한 안전시스템 개선을 위한 대책으로는 ▲스크린도어 레이저센서 설치 ▲선로작업 최소화 원칙 ▲지하철 안전관리위원회(가칭) 구성 ▲안전생명 업무 외주화 중단 및 직영화 ▲저임금·장시간 업무 종합 점검 ▲안전·재난 총괄 기구 설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부문 역할 재정립 등을 제시했다.

 김지형 구의역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구의역 사고 조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원인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다짐하고 실천하며, 지속 점검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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