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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기수 중재인협회장 "분쟁 99% 법원서 해결…시간·비용 허비"

등록 2017.01.13 14: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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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기수 신임 대한중재인협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호텔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7.01.10.  scchoo@newsis.com

상거래 분쟁, 중재 통해 시간·비용 크게 절감하고 효율적 해결 가능  미국 분쟁 95%가 중재 등 통해 해결…한국은 1% 미만  "국제 상거래 증가로 중재제도 활용 필요성 더욱 커져"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상거래 분쟁 대부분은 중재를 통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걸 몰라 소송을 걸다 보니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이게 되죠."

 대한중재인협회 이기수(72) 회장은 1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재제도 활성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려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6일 신임 협회장에 취임한 그는 "상거래 계약체결 시 계약서에 '문제 발생 시 이를 상사중재원에 맡긴다'는 내용의 조항을 반드시 넣게 돼 있다. 하지만 조항 유무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중재는 분쟁을 법원 재판이 아닌 중재인의 판정으로 해결하는 제도다. 중재법에 따라 중재판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받는다.

 합의 후 다시 소송에 붙여 법원에서 다툴 수도 있지만 보통 1심에서 종결된다. 이 회장은 "양측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고 내린 결정인 만큼 법원에서도 중재 합의 사항과 다르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중재로 분쟁을 해결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소송의 경우 3심까지 가면서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중재는 단심제이기 때문에 이를 최소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당사자들이 직접 중재인을 선정하기 때문에 양측이 중재 내용에 승복하고 합의를 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외 선진국에선 중재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기수 신임 대한중재인협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호텔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7.01.10.  scchoo@newsis.com

 이 회장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분쟁 95%는 중재 등 소송 외 대체분쟁해결방안(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으로 소송 전단계에서 종료된다. 일본에서도 전체 분쟁의 3분의 1 정도만 법원을 거친다.

 이 회장은 "한국에선 분쟁 99.99%가 법원을 통한다고 보면 된다"며 "중재에 대한 인식이 많이 퍼져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낮은 중재율에는 변호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가 사건을 맡고 나서 계약서가 어떻게 작성됐는지 살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중재원을 거치면 수임료 감소 문제가 있다보니 소송을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국제무역 규모 증가에 따라 중재제도 활용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이 회장은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국제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며 "국제 상거래에서도 중재는 필수 조항이기 때문에 중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임기 동안 국내·외 중재인 간 교류에 힘쓸 계획이다. 그는 "법조계, 실업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재인을 맡고 있다"며 "이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해 중재제도 홍보를 도모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 중재기관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국제중재에서 한국인이 미국이나 중국의 중재인이 돼야 할 때가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려면 현지 중재기관과 관계가 필요하다"면서 "한국 사람이 타국 중재인으로 선정되거나, 타국 사람이 한국 중재인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만들기 위해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협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직과 재정이다. 현재 조직 구성은 마무리했다. 회장 업무 영속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 지명제도도 도입했다. 차기 회장으로 지명된 수석 부회장이 회장을 도우면서 업무를 익히게 하려는 차원"이라며 "조직 구성을 마쳤으니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 협회 활동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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